[특집 축구정치 재벌정치]정몽준 지지율 급상승 분석, 지역ㆍ세대간 고른지지

월드컵 요인ㆍ노무현 하락 반사 효과...민주노동당 지지자 44% 정몽준 지지

이병일/한길리서치 차장
제14회 한일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기쁨을 가져다 주었으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존재와 위용을 알리는 축제였다. 이러한 월드컵 축제열기를 바탕으로 경제4강이니, 히딩크식 경영기법 도입이니 하면서 월드컵의 성과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각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치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히딩크식 리더쉽이 화제에 오르고 각 정파가 월드컵의 성과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이번 월드컵사업(?)의 최대주주로서 누구보다 많은 혜택을 받은 정몽준 월드컵조직위원장의 행보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만해도 대권도전 가능성으로만 인식되었던 정몽준 의원이 월드컵 폐막이후 각 일간지 여론조사결과에서 드러나듯이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일간지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한길리서치연구소의 정치여론지표조사 <한길리뷰>를 통해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 상승과 지지계층에 대한 분석해본다.

<그림1>에서 보듯이 월드컵개막이전 10%를 약간 웃도는데 그친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6월 15일(동아일보)을 기점으로 1차 상승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비록 15%대의 여전히 낮은 지지율이지만,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급강하하면서 그동안 팽팽히 유지돼온 한나라당대 민주당의 양자대결 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몽준 의원은 대안이 아닌 가능성으로만 비춰지고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에서 나아가 4강 진출이라는 초유의 기적을 일궈내고, 성황리에 월드컵이 폐막된 시점인 7월초를 기점으로 정몽준 의원은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2차 상승을 이룬다. 본격적인 3자구도가 펼쳐진 것이며,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현실의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것이다. 월드컵의 성과가 본격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터진 서해교전과 노무현 후보의 탈DJ 움직임, 그리고 한나라당 이명박 시장의 잇단 해프닝으로 기존 정치권이 제로섬 게임의 혼전 양상을 띠는 동안 정몽준 의원은 현안에서 한발 비켜선 채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정몽준 의원의 지지계층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세대별 지지계층을 보면 이회창 후보는 40대,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 지지율이 높고, 노무현 후보는 20~30대에서 지지율이 높은 반면, 정몽준 의원은 20, 30, 40대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이번 월드컵에서의 세대통합, 화합의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둘째, 지역간 지지율 분포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영남, 노무현 후보는 호남에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정몽준 의원은 영·호남, 충청권, 수도권 할 것 없이 고른 분포를 이루고 있다. 세대간, 지역간 화합의 명분을 들고 나옴직한 대목이다.

셋째, 지지정당별 분포에서도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자의 20% 이상이 정의원을 지지하고 있고,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44.3%가 정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가상대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대간/지역간 통합에서 나아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탈이념적 통합의 분위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정몽준 의원의 진보정당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넷째, 정몽준 의원의 지지계층은 이회창 후보보다 노무현 후보 지지계층과 더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 대결시 이회창 지지자의 23.7%가 3자 대결시 정의원을 지지한 반면, 노무현 지지자의 정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28.6%에 이르러 이회창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자를 정의원에게 빼앗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 급상승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따른 그 성과를 온전히 이어갈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는 상황적 요인과 노무현 후보에게 기대했던 개혁에 대한 열망이 수그러들면서 정치권에서의 새로운 신화창조를 기대하는 염원이 빚어낸 현상으로 보인다.
[ 96호] 7.15 ~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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