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학생들은 올림픽후보 선수감이다.
매일 아침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를 걸쳐 입고 등산용 배낭가방을 등에 맨 채로 1.5리터짜리 pet병을 하나씩 들고 다니는 걸 보면 과연 이들이 공부하러 학교로 가는 대학생들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뿐 만인가? 긴 도로를 차들과 호흡하며(이곳 차도는 자전거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자전거로 쌩쌩 달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장차 싸이클 최강국이 되지 않을까?"하는 궁상스런 생각도 해본다. 캐나다의 대학교 안으로 슬쩍 들어가 보자.
슬리퍼에 반바지차림, 살이 훤히 보이는 티를 입고(원래 그런 티셔츠가 아니라 너무 입어서 줄어든 것이다)건물과 건물 사이 복도가운데 쭈그려 앉아 온갖 책들을 펼쳐놓고 공부하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누구하나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 아니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상대방의 자유에 대해서 관대하다고나 할까? 누구하나 멋을 내지 않고 누구하나 서로에 옷차림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잘 다려진 남방과 블라우스, 롱치마, 유행하는 옷들은 여기서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한마디로 이들은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매일 아침 시간을 내서 머리를 말리고, 간간이 화장을 하고, "어떤 옷을 입을까?"하며 고민하고. 핸드폰이 없으면 행동자체가 불가능한 한국의 대학생들을 이곳 대학생들은 어떤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볼까? 간혹 이런 우리의 대학생활에 대해서 나는 캐나다 친구들에게 말을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하나같이 이들은 "Really?" 혹은 "Are you kidding?" 같은 얼토당토한 표정으로 반문을 하곤 한다. 이해가 안 되는 걸까? 아니면 너무 다른 걸까? 분명 우리는 이들과 다르다. 어느 하나가 낫다고 볼 수는 없다. 지리적,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생활습관을 누가 따져들 수 있겠는가?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이들의 자립심과 생활력이다. 한 달전 여름방학이 갓 시작하자마자 나는 캐나다 중부 록키산맥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수많은 캐나다 대학생들을 볼 수가 있었다. 북부, 서부, 동부에서 모여든 이 청년들은 하나같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몰려든 것이다. 다음학기 등록금을 벌려고 온 학생부터 유럽여행비를 벌려고 온 학생까지 다양한 목적들을 가지고 온 이들은 하루 10불짜리 유스호스텔에 묵으면서도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산만한 배낭하나를 짊어지고 방학이면 돈을 벌기 위해 먼 곳으로 이동하는 이 청년들에게 어찌 박수를 아낄 수 있을까?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와 자기 생계를 스스로 꾸려나감을 당연시 여기는 이 청년들의 자립심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물론 우리나라의 대학생들 중에서도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자립파 대학생들도 꽤 있음을 밝혀둔다.) 과연 나라의 크기와 부에서만 비롯된 것일까?
사고에의 차이와 인습은 어떠한가?
급격한 사회발전과 문화개방을 겪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것을 순식간에 배우고 잃지 않았는가? 대학생들은 "왜 대학에 다녀야 하는걸까?"라는 자문 속에서 4년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직장을 잡을 때까지 부모에게서 돈을 타다 쓰는 것이 너무나 당연스러운 관습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나는 가끔 "우리나라 대학생들만큼 불쌍한 대학생도 없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한다. 청년시절의 많은 기회와 꿈이 사회제도 속에서 묻혀버리는 우리나라가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이곳에 온 이후로부터 자주 든다. 한국 대학생들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배심원들은 여전히 자리를 비운 상태이다.
남정현 (문화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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