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해야해야 어린이집 씩씩한반의 보육활동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씩씩한반 : 이해수(7세) 서정주(5세) 이채윤(5세) 정온비(5세)
1. 어린이집 생활과 놀이
3월의 적응 기간을 거치면서 서로가 정한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지만 아이라는 본성상 놀잇감을 나눠 쓰고 재미있는 책을 함께 보는 게 되지 않아 싸우고 일러주고 울기가 일쑤이다.
때로는 금기사항을 시도해보다가 야단도 맞는 등 아동 수는 몇 명 안되면서도 매일 매일이 마치 전쟁과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은 수준과 행동을 보여 언니인지, 동생인지 구분이 안 된다고 보육교사들이 입을 모을 때도 많지만 요사이 해수는 자발적으로 동생들 낮잠 시간에 들어가 책을 읽어주면서 동생들 낮잠을 재워 씩씩한반 제일 큰언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시장나들이를 다녀 올 때 힘든 리어카를 끌고 오기도 하고 거실 걸레질, 오후 간식 준비도 도와주면서 보조교사 노릇을 한다.
한편 해수는 또래가 없어 심심해한다. 그러면서 5살 동생들에게 대장노릇을 하며 놀고 싶은데 동생들이 말을 잘 안 들으면 한번씩 말 안 듣는 동생에게 '안 놀아 주기'로 동생들 속을 태우기도 하고, 때로는 선생님들이 하는 어투로 '잔소리'를 해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해수는 채윤이가 예전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수를 잘 따르기에 채윤이랑 잘 놀고, 정주와 온비는 이전의 친분과 온비의 카리스마(?)로 둘이서 잘 논다.
해수와 채윤이는 나이 차도 있고 워낙 오랜 세월을 함께 해서 싸우더라도 서로에게 맞춰 주는 부분이 있어 싸우면서도 잘 논다.
한편 온비와 정주는 둘이 뭉쳐서 사고(?)를 잘 친다. 방안에 로션을 갖고 들어가 한 통을 다 짜서 머리에 온통 바르기도 하고, 벽지에다 그림을 그리고, 맥주병을 가지고 놀다 깨는 등 혼자서는 못하는 행동을 서로의 힘을 빌어 함께 한다.
아이의 본성상 그것들이 모두다 놀이라고 생각하지만 해서는 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구분하지 못한 채 이것저것 시도 또는 실험해 보는 것 같아 몇 차례 혼이 나기도 했다.
씩씩한반 아이들이 비록 네 명밖에 안되지만 (해야해야 어린이집은 지난 3월에 개원한 어린이집입니다.) 모두들 개성이 강하다. 그래서 다같이 네 명이서 노는 모습은 보기가 힘들고 재미난 반 동생들과 섞여서 생활하다보니 언니라는 인식보다 '동생은 하는데 나는 왜 못해?'라는 인식이 강해 동생들과 똑같이 대해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5월에는 씩씩한반 끼리만 나들이도 가고 활동도 하면서 재미난 반과의 분리된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그러면서 씩씩한반 끼리의 결속력도 다지고 언니로서의 특권도 누려보면서 언니라는 위치가 결코 나쁘지 않음을 느끼게 해봐야겠다.
2. 매일의 나들이와 '봄에 피는 꽃' 주제 활동
매일의 나들이 장소는 시장, 공원, 놀이터, 뒷산이었다.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나들이를 나가면 어디든지 들꽃들이 피어있고 뒷산에 가면 쑥, 돌나물 등 봄나물도 지천으로 나 있었다.
들꽃 책을 나들이 때마다 들고 나가 모양, 색깔에 따라 꽃 이름도 찾아보고 들꽃을 꺾어 책 사이에 끼어왔다.
글자를 아는 해수만 '쉽게 찾는 우리 꽃-봄편'을 제대로 들고 나머지 까막눈들은 '여름편' '나비책'들을 들고 나갔지만 새로운 꽃이 보일 때마다 책을 펼쳐들고 찾는 진지함을 보여주었다.
그 뒤 꽃도감은 실내에서 그림책과 동등하게 취급되며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아는 꽃을 찾기도 하고 서로 가지고 보려는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다.
한번은 다툼이 심해 책을 같이 보기 위해 즉석에서 '꽃 퀴즈 대회'를 열었다. 퀴즈의 형식과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5세들은 익숙지 않아 해수만 신이 나서 한동안 틈만 나면 꽃 퀴즈 대회를 하자고 했다.
동생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답을 거의 알려주는 식으로 문제를 내어도 맞추지 못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수수께끼 놀이도 하고 끝말잇기도 해서 연상 활동을 많이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들이에서 채집한 꽃들은 말려서 꽃액자를 만들고 옥상에 핀 꽃들을 하나씩만 꺽어 표본을 만들어 벽에 붙여놓았다.
그러면서 모두들 들꽃 별명을 하나씩 짓자고 하니까 해수는 '별꽃', 온비는 '제비꽃', 정주는 '민들레', 채윤이는 '개불알꽃'으로 정해 서로 꽃 이름을 불러주기도 했다.
나들이에서 여러 번 쑥을 캐서 쑥국도 끓여 먹고 쑥버무리 요리 활동도 하고, 유채꽃, 대추, 쑥으로 모양을 낸 화전 만들기도 했다.
돌나물을 캐어서 초고추장에 무쳐 먹고, 민들레 잎으로 샐러드 해서 먹어보기도 했는데 평소 아이들 입맛에 맞지 않은 쌉싸르한 맛이었지만 나들이에서 직접 캐온 것이라 다들 맛있다고 잘 먹었다.
나들이에서 캐온 질경이로 효소도 담궈 가을이 되면 차를 끓여 먹기로 했다.
3. 그 외 활동
▶ 미술활동 - 점토 놀이
맨 처음 찰흙 만들기는 주물럭거리는 수준이었고 두 번째 지점토로 만들기는 소꼽 만들기를 했다. 컵, 주전자, 사과, 바나나, 항아리 등 다양한 모양들이 나왔고 그걸 물감 칠하고 락카까지 뿌리고 나니 알록달록 예뻐서 아이들이 잘 가지고 놀았다. 단 한가지 흠은 잘 깨진다는 것. 그걸 보완하기 위해 신문지를 잘게 찢어 밀가루 풀과 썩어서 종이죽을 만든 후 소꼽을 만들고 마른 뒤에 한지를 붙여 모양을 냈다.
점토 놀이는 모두가 좋아한 활동으로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니까 점점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 율동배우기 - 둘리, 뒷산 늙은 호랭이
마음대로 추는 게 아닌 정해진 동작을 따라서 한다는 게 어려운지 처음엔 다들 시큰둥하더니 한달 정도하고 나니 이제 둘리 노래만 나오면 방과후 언니들도 합세할 정도다. 역시 아이들은 정적인 것보다 동적인 활동에 더 흥이 남을 알 수 있었다.
▶ 텃밭가꾸기
두구동 화훼단지에 가서 고추,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모종을 사서 심었다.
모종을 잘못 다루어 오이가 부러지고 가지를 너무 깊게 심는 등 아직 농사일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서툴다. 거기다 비둘기가 고추, 가지를 뽑아 모종 손실이 많기고 했다.
가끔 옥상에 가서 물도 주고 감자가 얼마만큼 자랐는지 보는데 모두 열심이다.
김순아·부산, 해야해야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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