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관리 이대로 좋은가?

국보급 문화재 수난 줄이어

국보급 문화재가 한여름, 때아닌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난 8일, 국보 제112호 경북 경주시 감은사터 동탑의 1층 옥개석(지붕돌) 아래 받침돌 일부가 떨어져 나가있는 것을 관광객이 발견해 18일부터 24일까지 긴급보존처리를 진행중이다. 또 20일에는 국보 4호인 고달사터 부도가 도굴로 훼손된 것을 인근 암자의 스님이 발견, 신고하여 역시 현황파악 및 긴급보수중이다.

감은사터 동탑의 경우 지난 1995년에서 96년 사이 부재의 이탈, 탈락 등의 이상을 해결하기 위해 해체보수를 실시한지 6년만에 탑 전체의 안전이 우려될 정도의 손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고달사터 부도의 경우 이미 도굴로 비어있는 탑신 내부를 도굴하려다가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두 경우가 드러난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에는 관리소홀로 일어난 인재라는 측면은 동일하다.

이 두 사건은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재 관리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해 준다. 고달사터 부도는 이미 국보지정 전에 도굴을 당한 기록이 있다. 도굴꾼들이 주로 국보나 보물 등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문화재가 아닌 비지정 문화재를 주로 도굴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이라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나 국가지정 문화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찰문화재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는커녕, 상습적인 도굴의 위협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감은사지탑은 지난 2001년 9월 경주시의 정밀 안전진단 결과 기단부와 옥개석에 박리(剝離)ㆍ박락(剝落)현상이 발생해 보수공사가 시급하다고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은 10개월여 이상의 시간을 끌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이번 사건을 불러왔다. 인재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보라면 말 그대로 국가의 보물이다.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인 가치가 큰 문화재를 선정해서 굳이 국보와 보물 등으로 구분을 짓는 것은 유물의 보존과 관리라는 측면이 분명 포함되는 것이다. 또, 문화재는 그 특성상 한 번 훼손되거나 파괴되면 복원이 대단히 힘들기 때문에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의 영역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지만 고칠 건 고쳐야 하고 바꿀 건 바꿔야 한다.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문화재에 담긴 천년의 세월들이 '관리 소홀'이라는 이유 아닌 이유로 인해 스러져 가는 것을 좌시할 수만은 없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문화재 관리에 대한 종합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던 일'이라고 지적한 후, '지방 소재 국보급 문화재 관리의 실질적 주체인 지자체가 관리인력과 예산을 적정수준에 맞게 확보하는 한편, 문화재청은 각 지자체의 문화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찰문화재 관리에 있어서는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은 문화재가 사찰 혹은 일개인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관리에 보다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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