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원칙적 긍정속 시기상조론 적지 않아

언론사 지지 후보 공개 논쟁

이지안 mulu@kdlpnews.org
언론사의 지지후보 공개 표명 논쟁이 한창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초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가 이번 대선에서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이 논쟁은 언론계 안팎의 파문을 일으키며 특정후보 지지에 대한 ‘원칙적’ 긍정 속에 ‘시기상조론’으로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그동안 대통령 선거 때마다 언론의 ‘특정후보 대통령 만들기’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던 우리나라 언론 현실과도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언론이 특정후보를 공개 지지할 수 있다고, 혹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제 언론도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속으로는 특정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닌 척 할 바에야 각 언론사가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이 독자들의 알권리에도 부합된다는 것.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언론학)는 지난 5일 한국일보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 언론사의 후보지지 공개표명 문제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언론들은 편파보도를 통한 음성적인 방법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해왔다”면서 “지지후보를 공개하게 되면 오히려 언론의 편파·왜곡보도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기상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당장 보수성향이 강한 ‘조중동’이 전체 신문시장의 75%를 과점하고 있는 등 이념적 균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의 특정후보 공개지지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언론학)는 “언론이 자사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그 사회가 어느 정도 이념적 개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어느 사회나 보수적인 언론이 여론점유율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처럼 3대 일간지가 전부 보수 일색인 나라는 드물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자 지지를 밝히는 것은 결국 특정이념을 재생산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금은 “조중동에게 공정보도를 요구할 시점”이라는 것.

그렇다면 진보정당의 입장에서 언론의 특정후보 공개지지에 대한 득실을 따지면 어떤 계산이 나올까. <대한매일> 최홍운 편집국장은 5일 토론회에서 “당장 지지후보 공개가 허용되면 정치인들은 신문시장을 장악한 보수성향 언론사에 줄서기 급급해져 진보적 정당이나 후보가 설자리가 더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왜곡된 언론시장 현실을 바꾸기 전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일찌감치 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사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현행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못박아 두었다.
[ 96호] 7.15 ~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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