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국유화 정책’ 노동당 재집권 가능성 높아

뉴질랜드 총선 전망

윤재설 dllp21@kdlpnews.org
오는 27일 벌어질 총선을 앞두고 뉴질랜드에서는 막바지 선거전이 한창이다. 원래 총선은 의원들의 3년 임기가 끝나는 올 11월에 실시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집권 노동당의 헬렌 클라크 총리는 지난 6월 11일 의회를 조기해산 시키고 7월 27일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의회는 6월 18일자로 해산됐다. 뉴질랜드에서 조기총선이 실시되는 것은 정치적 격변기였던 1951년과 198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클라크 총리는 조기총선의 실시 이유로 연립정부 파트너인 동맹당(Alliance)이 최근 분열된 이후 야당의 정치공세로 의회 내 주요법안의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의회 기능이 마비됐고 총선실시 시기를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일반국민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파 국민당 등 야당은 동맹당이 분열됨에 따라 연정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며 줄곧 조기총선을 요구해왔다.

한편 짐 앤더튼 부총리가 이끌었던 동맹당은 뉴질랜드 연정이 미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한 내부 의견차이로 논란을 거듭하다 지난 4월 결국 분열됐다.

앤더튼 부총리는 클라크 총리와 함께 미국의 대테러전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 동맹당 당원들의 반발을 산 데 이어 몇몇 의원들과 함께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동맹당은 이들에 대해 당원 자격을 박탈했고 결국 앤더튼 등은 ‘짐 앤더튼 진보연합’을 결성해 이번 총선을 맞이하고 있다.

제1야당인 우파 국민당은 빌 잉글리쉬 의원(전 재무장관)이 지난해 10월 새로 당수에 취임했지만 여전히 지도력 부재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년간 클라크 정부의 정책이 일정하게 국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데 반해 이렇다할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이번 총선에서 현재의 의석(39석)을 유지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인 상황.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는 노동당의 재집권에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당은 52%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총선에서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동당이 여론조사대로만 득표한다면 과반수 의석에서 6석 더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국민당은 25%를 밑도는 사상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이처럼 크고 동맹당이든 진보연합이든 노동당과의 연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 별다른 쟁점은 형성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노동당의 높은 지지율은 1984년부터 공공부문의 대폭적인 사기업화(민영화), 규제완화 등 우파보다 더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시행했던 과거 노동당과는 정반대로 민영 산재보험업무의 공사화, 사기업화된 철도에 대한 투자확대, 뉴질랜드 항공 재국유화 등 사회화 정책을 진행시켜온 데 대한 국민들의 신임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OECD 회원국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실업률이 30년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1999년 집권한 노동당-동맹당 정부의 재국유화 정책은 급진좌파로 분류되는 동맹당이 주도한 것이었다. 동맹당은 우체국망을 이용한 국영은행의 설립을 주장해왔는데 이는 ‘키위은행’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키위은행은 과거 20여년 동안 모든 은행이 해외에 매각된 뉴질랜드에서 저렴한 수수료, 낮은 이율을 제공하는 유일한 ‘뉴질랜드인의 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노동당의 우경화를 견제하는 연정 파트너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동맹당은 최근의 분열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소정당 가운데는 녹색당이 유전자변형물질(GMO)의 상업적 이용을 영구히 금지시키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탄소세(Carbon Tax)를 신설할 것을 주장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99년 총선에서 7석을 얻은 녹색당은 동맹당 분열의 최대 수혜자가 돼 원내 제3당의 위치를 분명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97호] 7.22 ~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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