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발언 가능성 커 슈뢰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잘못된 처방"

독 사민당, 탈 신자유주의?

▲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슈뢰더가 바쁜 행보를 내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일본요코하마에서 열린 독일과 브라질간의 월드컵 결승전을 고나전하는 슈뢰더와 그의 아내 도리스

이지안 mulu@kdlpnews.org
오는 9월 실시되는 독일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집권 사민당과 야당인 기민-기사당 연합, 자민련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슈뢰더 총리가 9월 총선에서 사민당이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와 극우파와의 싸움을 쟁점화 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 15일 독일의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의 대담을 통해 서비스 및 금융시장의 집중화 현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등한시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잘못된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슈뢰더 총리는 “최근 유럽 주요 국가에서 극우파가 강력해짐으로써 유럽의 기본 이념이 파괴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날 방법에 대해 EU가 중요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또 독일은 미국식 신자유주의와 극우파에 대항하는 보루가 돼야하며, 9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 두 가지 문제를 선거의 쟁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 특히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부분은 ‘신중도노선’을 천명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던 슈뢰더의 정책이념상 변화라기보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정당인 기민-기사당연합, 또는 자민련에 대항하기 위한 선거용 카드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사민당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해 기민-기사당 연합과 양당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올해 초부터 지난 6월까지 사민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기민-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여 이번 총선에서 보수정당으로 정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될 만큼 사민당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특히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후보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가 이번 총선에서 사민당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고 경제성장과 실업감소를 선거쟁점화 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슈뢰더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구춘권 박사(독일정치학)는 “일종의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진단한 뒤,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 대해 “슈뢰더와 사민당은 그간 미국모델에 찬사에 가까운 호의적 시선을 보내왔던 만큼 미국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나 단절을 꾀하려는 게 아니라, 우파가 선거공간에서 주요하게 쟁점화시키는 이민문제나 경제적 난민 등의 이슈들로 인해 사민당이 정치판세에서 밀려나가고 있는 것을 감안, 선거이슈를 바꿔낼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구 박사는 “사민당은 대단히 현대화된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기본적으로 취하되 신자유주의의 문제점과 딜레마를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20년동안 신자유주의적 실험이 사회적 긴장을 야기시켰던 점에서 전통적인 사민당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게끔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슈뢰더의 반극우파 선언과 관련, 최근 1~2년사이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극)우파가 차례로 정권을 장악하고 가장 오랜 좌파 역사를 지닌 프랑스에서조차 지난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치인 장-마리 르펜이 부상하는 등 극우파 돌풍이 유럽 전역을 강타함에 따라 그나마 좌파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영국 등에서 극우파와의 싸움을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독일의 경우 아직 극우파의 정치적 세력은 미약한 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해 9·11테러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반이민주의를 기조로 한 외부와의 절연책이 국민들로부터 강력한 힘을 얻고 있으며, 이같은 기류는 다양한 문화 포용이라는 유럽의 오랜 전통을 깨뜨릴 우려마저 있다고 지난달 16일 보도한 바 있다.
[ 97호] 7.22 ~ 7.28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클리핑기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