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예비경선’ 공론화 ― 8개 주요단체 지도부 합의
민주노동당·전국연합·민주노총 주도 ― 사회당은 “불참” 노힘은 “공동투쟁 먼저”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16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는 민주노총·민주노동당·전국연합·전농·전빈련·한총련·한국청년연합·교수노조 등 8개 단체 지도부 30여명이 모여 ‘2002 대선 승리를 위한 범진보진영 주요단체 지도부 간담회’를 갖고 진보진영 예비경선을 골자로 하는 7개항에 합의했다.
8개 주요단체, 진보진영 예비경선 합의
“각 조직의 논의를 위한 참여단체 지도부의 합의사항”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는 이날의 합의는 △대선승리와 범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범국민추진기구(약칭 범추)를 8월말까지 구성 △범진보진영의 예비경선을 통해 단일후보 선출 △예비경선으로 선출된 단일후보는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출마 △대선 승리를 위해 대중적인 공동투쟁 전개 △주요 참여단체의 실무집행 책임자로 공동기획단 구성 △사회당·녹색평화당 및 제 단체에 범추와 단일후보 경선 참여 권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간담회 합의사항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출마”한다는 대목이다. 이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할 것인가, 추진기구 후보로 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가 이렇게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대선방침 뜨거운 논란
이날의 간담회는 애초 민주노동당이 범진보진영 예비경선을 제 정당 및 단체에 제안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민주노동당은 대선 방침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논란이 뜨겁다.
지난 13~14일 대전에서 전국의 600여 당원이 모인 가운데 열린 열성당원전진대회에서도 대선방침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진 바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도 논쟁이 뜨겁다.
현재까지 제기된 주장들은 △당원 직선으로 대선후보 선출 △당원 직선 후 진보진영 예비경선 실시 △당원 직선 없이 진보진영 예비경선 실시 △민주당식의 국민경선제 실시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대선방침을 둘러싼 민주노동당의 내부 논란은 오는 26일(금) 서울에서 열리는 4차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8일 열린 3차 중앙위원회에서는 논란 끝에 “범진보진영 예비경선제의 실현여부를 타진하고 불가능한 경우 당내 선출 절차를 밟는다”는 요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국연합, 발빠르게 예비경선 참여결정
상대적으로 전국연합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국연합은 지난 18일 비상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16일 간담회 합의사항을 추인하고 범진보진영 예비경선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전국연합은 이를 위해 오는 8월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예비경선에 참여할 자체 후보를 확정하는데 이미 오종렬 상임의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전국연합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있는 전농과 한총련의 경우 최근 6·13 지방선거까지도 조직의 일부가 사실상 민주당 지지를 표방하는 등 통일적인 정치방침을 관철하지 못한 바 있어 앞으로 사태 전개가 주목된다.
사회당, 범추 불참 ‘사회주의 후보’ 추진
사회당은 19일 상임집행위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념적 지향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범추에 불참할 것임”을 밝히고, 아울러 중앙위원회 결정에 근거하여 “사회주의 세력의 통일 단결된 대오로 대통령 선거투쟁을 전개한다”는 대선 기본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힘, “단일후보에 앞서 공동투쟁을”
노동자의 힘은 22일 “단일후보에 앞서 공동투쟁의 현실화로 대선을 맞자”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선에 민중진영의 공동 대응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범추 제안이 공동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더욱 확장하고 공고히 하는” 공동투쟁으로부터 대선에 대한 공동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조직 정비 후 본격 논의될 듯
진보진영 예비경선이 참여단체 총투표의 형태로 현실화될 경우 조합원 수가 60만에 달하는 민주노총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데, 지금의 비상대책위 체제로 이 문제를 다루기가 쉽지 않은 만큼 8월말경으로 예상되는 부위원장 및 사무총장 보궐선거가 끝나야 민주노총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보진영 예비경선이 제 의미를 찾으려면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에 덧붙여 사내하청 등 쉽게 포괄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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