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장관, WTO양허안 관련 대정부질의 답변 파문

'문화적 정체성· 다양성 수호의지 어디로 갔나'



WTO 양허안(개방 이행계획서) 제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제 232회 임시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신기남 의원의 질문에 대한 문화부의 답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24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WTO 양허요청안에 문화분야를 포함시킨 것은 우리 스스로 문화분야를 자유무역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는 비판에 대한 견해와 스크린쿼터를 비롯한 문화주권 수호의 방안 △4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문화부장관회의 참여를 통한 문화주권 수호의 국제적 연대에 대한 의견 등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신임 김성재 문화부 장관이 ▲양허안에 문화가 포함된 것은 한류열풍 등의 확산을 위해 우리 문화진출을 불합리하게 막는 다른 나라에 우리와 동일한 정도의 개방을 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것 ▲WTO 협상에서도 문화적 다양성의 유지와 보존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도 인정하고 있는 사항 ▲스크린쿼는 우리나라의 영상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동안 현행 제도를 유지 ▲대부분의 문화부분이 개방된 만큼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대응을 지양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것을 통해 WTO 서비스협상이 문화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해외 진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 ▲EC 등의 다른 나라와의 연대 및 세계문화부장관회의 참석을 검토하고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 등으로 답변했다.

문화부의 이같은 답변 내용을 전해들은 문화예술계는 들끓기 시작했다. 지금껏 문화의 정체성 및 다양성을 위해 애써온 자신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WTO 양허안에 문화부문이 포함된다는 것은 문화를 자유무역의 거래대상, 즉 상품으로서의 가치로만 사고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문화부의 이번 답변은 '문화에 대한 철학의 부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문화부 장관의 답변, 나아가 문화부, 더 나아가 정부의 것이기도 한 답변은 자가당착 자기 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며 문화부 답변의 부적절함을 질타했다. 또, '세계문화부장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은 WTO가 아닌 새로운 질서, 자유롭고 진정성이 담긴 세계문화협약을 체결하여 이 속에서 문화의 개방과 교역을 논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WTO를 벗어나서도 대안이 존재함을 주장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민예총, 문화연대 등 문화단체들도 강력한 반발움직임을 보이며 각 단위별로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한편 이 사안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같은 문화계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문화부도 사뭇 긴장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운동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답변 관련 파문이 만족할 만한 해결을 보지 못할 경우 장관퇴진운동까지도 불사할 것'이라며 문화부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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