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육위원 진출...교육자치에 새바람 불어 온다

교육위원 전체 17% 차지...교육청 경제 제도적 발판 마련

이지안 mulu@kdlpnews.org / 한박정미 woodfish@kdlpnews.org
전교조 조직·지지후보들이 교육위원에 대거 당선됐다. 지난 11일 전국적으로 90.7%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치러진 제4기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교조 조합원이거나 전교조가 지지한 후보 35명중 25명이 당선돼 오는 9월부터 임기 4년의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는 전체 선출된 교육위원 1백46명 중 전교조 소속 및 지지 후보가 전체의 17.1%를 차지하는 쾌거로, 제3기 전교조 소속의 교육위원이 3명이었던 점에 비하면 이번 선거결과는 전교조의 돌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교육위원 15명 중 전교조 소속 후보 7명이 당선됐고, 98년 선거 때 전교조가 지지했던 후보 1명도 선출돼 전교조 성향의 후보가 사실상 과반수를 차지했다. 또한 광주, 울산, 강원, 전북, 경남 등에서도 조직·지지후보 모두가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최연소 당선자인 서울의 김홍렬(38) 위원은 49.7%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처럼 전교조 소속 및 지지후보가 출마 지역 모두에서 고르게 당선된 것은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교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고스란히 얹힌 결과로 평가된다.

동시에 그간 일방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기만 하던 교육정책에 반발해, 현장의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는 상향식 교육정책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문제의식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의 교육위원회는 시·도 교육감과 교육청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는 지적이 많았다. 이같은 직무유기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교육관료 출신이나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 중심으로 교육위원회가 구성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지배적인 관점이다.

이는 현행 교육위원 선거법(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한계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현 선거법에 의하면 당선된 교원은 교직을 그만둬야 한다. 때문에 젊고 유능한 인재가 교육위원회에 진출하여 개혁적인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현행법이 이렇다보니 교육위원회가 말 그대로 ‘퇴임관료, 그들만의 잔치’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생태적인 위험성을 안고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위험성이 교육위원회의 직무유기로 이어져 왔다.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육 정책 마련에 소홀함은 물론, 시·도 교육청의 예·결산안 실행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종종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전교조로서는 이번 4기 교육위원 선거가 교육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높이고 방향성 제고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야 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거였다.

나아가 교육위원회가 갖는 지역교육자치단체로서의 의미와 활동을 각인시킴으로써 자치적인 교육운영을 유도, 현재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위상을 확립해 본래의 취지대로 제자리 잡게 한다는 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이상대 전교조 교육선전실장은 “현장교사를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전교조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교육청의 집행력을 견제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제도적 파워’의 발판을 다지게 됐다”며 “이런 점에서 전교조는 또 다른 차원의 ‘시대적 공무’를 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교조 이경희 대변인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높은 선거참여율에 대해서 “그만큼 학교운영위원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절실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런가하면 현장교사들은 현행 선거법이 갖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젊고 개혁적인 사람들이 대거 교육위원에 선출됨으로써 그간 퇴직 관료 중심으로 구태의연하게 운영되던 교육위원회가 좀더 학교 현장에 가까워졌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선출이 됐음에도 너무나 제한적인 선거 규정이 불법 탈법 선거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비롯해 현행선거법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 또한 이번 선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선거결과에 힘입은 전교조는 개혁 성향의 교육위원들에게 정책연구 인력이나 사무실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교육위원회 운영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97호] 7.22 ~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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