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문화]민족예술인이 펼친 멍석위, 대중이 쉬어가는 거리공연에 희망을 찾는다!



문화계의 '비수기'라 불리는 한여름이다. 찌는 듯한 더위와 변덕 많은 빗줄기를 뚫고 거리로 뛰쳐나가자고 제안한다. 뜬금 없는 '거리' 얘기에 앞서 일반인들의 민족예술 읽기를 짚어보자. 민족예술인과 일반인들의 만남은 극히 한정적이다. 연행예술가나 문학, 미술의 작가들도 그 문화반경이 그리 넓지 못하다고 감히 말한다. 자본과 권력이 생산해내는 문화의 홍수 속에 노출되어 있는 대중들이 '문화의 주체성'을 제시하는 민족예술에 손을 내밀기란 쉽지 않기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지금의 민족예술인들은 멍석을 깔아놓고 대중을 기다리거나, 혹은 초청공연, 초청 전시회의 형태로 이미 깔려진 멍석 위에서 대중들과 접하게된다. 어떻게 보면 수동적 의미의 예술활동이라 할 수 있는 '대중과 민족예술인'의 관계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토대로서 '거리공연'을 제안하는 것이다.

얼핏 무모하게 보이기도 하는 '거리공연'의 실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찾아보자. 민예총 대구지회의 음악분과에서는 3년에 걸쳐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대구의 중심가인 대구백화점 앞에서 사안별, 시기별 내용을 가지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대구의 성서공단내의 와룡공원에서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의 주제를 가지고 수요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한 풍물굿분과에서는 매년 10월이면 대구지역의 20여 개 풍물패가 결합하는 '대구 풍물굿 한마당'을 8년 간 펼치고 있다.

구체적 방법과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지 못하는 지면상의 한계는 접어두고, 거리공연을 가능하게 만드는 '수칙'을 중심으로 성과를 알아보자. 3년 간 거리공연을 진행한 노래패 '소리타래'의 조원주 씨가 얘기하는 거리공연의 '수칙'들이다. 첫째, 정기성을 확고히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다. 왠만한 비바람과 더위는 문제되는 않는다. 둘째, 공연하기 편한 장소, 전시하기 편한 장소가 아니라, 더 많은 대중들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정하는 것이다. 셋째, 대상에 맞는 진행이다. 대상에 맞는 내용과 인구이동의 형태에 맞는 진행을 말한다. 넷째, 대중과 동등한 입장에서 펼쳐내는 예술가의 자세이다. 지나치게 대중을 가르치려하는 건방짐이나 위선적인 겸손은 대중이 외면한다. 필자는 여기에 거리공연의 다양성과 관객참여를 추가한다. 정기성을 확보한 대중은 보다 다양한 문화읽기의 요구가 생기며, 더 나아가 직접 참여하고자 한다. 보여주기만 하는 예술에서 함께 영위하는 예술, 대중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도 함께 진행했었기에 큰 성과들이 남을 수 있었다.

이러한 거리공연이 흡사 90년대의 문화선봉대의 활동과 비슷하다고 인식한다면 오산이다. 주입식, 구호식 문예투쟁이 아니라 대중의 생활과 활동 반경 안으로 예술이 '찾아가는' 형태의 예술활동으로서 '거리공연'은 의미가 있다. 꾸준한 정기성과 다양한 예술로서 거리공연을 진행한 결과 대중이 때가 되면 우리를 기다리고, 참여하기를 바라는 성과는 그 어떤 화려한 공연, 전시에 비교될 수 없다. 일반 대중이 갖는 문화에 대한 욕구는 거리에서 더욱 절절하게 전해오며, 공연장이나 전시회에서 느끼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필자의 짧은 글은 지역활동의 '자랑'이 아니다. 민족예술의 대중적 기반을 다지는 토대가 되는 '거리공연'으로 전 민족예술인들이 뛰어들자는 호소인 것이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정한수 (대구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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