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탐험기] 을지로의 파노라마 : 2002시민도시탐사

[문화사회 편집자 주] 2002년 7월 21일 무더운 여름날 2002시민도시탐사 7차 답사로 을지로와 명동을 다녔습니다. 아래 글은 도시탐사 참가자이신 전민경 님께서 답사 후기로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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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의 파노라마

7월 중순 한창 푹푹 찌는 여름날, 그것도 해가 한창 일 때 우리는 동대문에 모여 답사시작을 할 채비로 모였다. 날씨 탓인지 모인 사람들도 매우 적었지만, 그런 대로 아담한 분위기에 을지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을지로 6가의 국립의료원을 필두로 5가, 4가 순으로 지나기 시작했다.

거두절미하고 탐사기를 열거하기보다 먼저 하고픈 말은, 을지로 일대를 돌아다녔던 것이 시민도시탐사 타이틀에 걸맞는 '찾아가기'가 아니었나 한다. 왜냐하면 항상 도시에는 도시를 상징하는 타이틀이 붙기 마련이고 이는 대개 도시를 위해 발전적 기여를 한, 혹은 역사와 맞물려진 세월의 흔적(꼭 이런 표현을 쓰는 것 같아 빌어왔다)등으로 형성되어있다.

반면 우리가 이번에 돌아본 을지로일대도 그 한 조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을지로 5가(국도극장자리 앞서부터 방산시장 등지 충무로를 잇는)와 4가 등지에 빽빽이 들어찬 시민의 터전은 을지로의 에너지를 보여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하기사 주5일 근무에 여름휴가가 웬 말이더냐? 그곳은 60~70년대의 경제성장을 거쳐온 생활리듬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간혹 나도 일이 있어 몇 번 들러보긴 했지만, 막상 구석진 틈 하나 한곳까지 눈길주기에는 무디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탐사에서는 유독 외지고 독특한 구조와 공간들만이 눈에 띄었다. 거기에는 빈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 극적으로 필요한 다리 혹은 골절이외는 모두 무엇인가 들어차 있었으니..

물론 철없는 나는 그저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건만 그곳은 주거공간이며 그들의 작업 공간 인 셈이다. 하물며 열악해 보이는 작업공간에서 외국까지 소문이나 찾아 올 만한 고품질의 산업을 지켜 나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곳에도 장인들이 심심치 않게 숨어있으니 말이다. 이상헌교수님은 이를 일컬어 '도심 속의 주거공간'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다셨지만 난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이는 을지로 입구에 다다르며 더욱 확실해졌는데, 을지로의 일대가 과거 우리나라 도심의 흐름을 단번에 파노라마처럼 갖추어있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보이는건 지나온 곳에 없는것들 뿐이다. 그곳은 주거공간 아닌 현대적 도심의 위치를 갖추어가고 있는 복합공간이니까 하지만 사실 도심은 주거공간과도 같은 단순한 리듬으로 반복되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주거공간을 시작으로 모든 도심은 형성되기 때문이다.

원론적이지만 먹고살기 위해 만들고 만들기 위해 갖춰지고 가끔 필요에 의해 가꿔 놓은 것들이 그대로 업그레이드 되어 눈앞에 깨끗이 보여진다. 하지만 정작 걸어오며 을지로 입구 일대의 높은 빌딩숲의 한 층더 깨끗해지고 정리되어진 그곳에서 편하게 있지 못하는 이유란 뭘까? 삶이 공존되어 있지 않음이 아닐까?

지금도 우리동네(일산)에서는 갈고 닦지 못해 안달이다. 하지만 바뀌기는 쉬워도 다시는 그렇게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따로국밥인 그곳에서 날씨 때문인지 괜히 짜증이 났다.

전민경 (2002도시탐사참가자 tracky8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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