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외양간 고쳤는 데 또 주인이 바뀌었네.


[그림출처]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http://www.mct.go.kr/uw3/dispatcher/sub6.html


관광이라는 말은 빛을 본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어둠에서 밝음을 본다는 것인데 또한 이 말에는 스스로의 자발성에 기인한다는 뜻도 들어 있다. 그런 관광이라는 말뜻이 철저하게 소외를 당한 것이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 있었다. 무엇인고 하니 바로 월드컵 관람 티켓을 구하여 한국에 오고자 하는 중국인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오지 못하고, 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오지 못하는 일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가장 근접한 관광시장인 중국에서 10만여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뻥뻥치던 문화관광부는 이런 사태 앞에서 손도 써보지 못하고 그저 둘러대기만 하고 있었다. 불법체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티켓이 있어도 쉽게 비자 발급을 내주지 못한다는 외무부의 입장 앞에서 어느 누구도 항변하지 못한 것이다.

그 보다 먼저 있었던 일은 중국에서 떠돌았던 얘기로 평소 한국을 여행하려면 4박5일 정도의 기간동안 40만원대의 패키지 상품이면 충분했는데 월드컵 동안에는 100만원을 호가하게 되어 모두들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한국에는 가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비자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미국대사관 앞에 줄을 서서 비자를 발급하기 위해 몇 일을 기다리고 그것이 한국인의 자존을 짓밟는 것이라며 매해 미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우리는 중국인들에게 과연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뒤돌아보아야 할 점이다.

중국인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과 함께 그네들로서는 처음으로 진출한 월드컵 본선을 보기 위해 한국방문을 염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손님이 오고자 하는 의욕마저 꺾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외국인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에서는 충분한 티켓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월드컵 여행상품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피파의 규정에 의해 질질 끌려가면서 바이롬의 소동적인 마케팅에 온갖 기대를 했을 뿐 월드컵이라는 호재를 이용하여 국가 마케팅의 차원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장 최일선에서 드러내는 여행사의 마케팅에 대해 가장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만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포스트 월드컵을 얘기하며, 월드컵 이후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해 대안을 수립한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야 할 때는 수수방관만 하다가 뒤늦게 지푸라기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연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심정이다. 월드컵이 관광의 호재라고 연일 떠들어대면서 특급 호텔과 지방의 몇 안 되는 호텔을 종용하여 객실의 70여 %를 내놓게 하여 바이롬이라는 책임지지 못할 회사에게 넘겨주고 결국 4월 말쯤에 무더기 객실 해약 사태를 야기해서 풍요 속의 빈곤을 만든 것이 누구인데, 또 관광업계를 요리 저리 불러내어 포스트 월드컵 어쩌고 하는 얘기는 정말 눈감고 아웅하는 일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관광산업에 국가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국가 이미지 홍보에 가장 충실한 동반자이자 외화획득의 효자라 하지만 이렇듯 일을 도모할 때는 방관하더니 이제야 부랴부랴 챙기는 척 하는 것은 정말 정부가 관광을 강간하고 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이제라도 정부는 진정한 포스트 월드컵의 기대효과를 바란다면 관광업체의 현실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풀어주고, 대한민국 세일즈의 첨병인 그들에게 무게 중심을 실어주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걸핏하면 낙하산 타고 들어오는 문화관광부 장관 좀 비전을 제시하고 문화관광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신 분으로 보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고필 (동강대학 관광과 교수) tournot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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