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30일 문모씨등 15명이 진정한 사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경찰청에 정신과진료를 제공하고 경찰청이 이를 수시적성검사의 자료로 이용한 것은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위법행위라고 결정했다. 이를 근거로 국가인권위는 행자부 장관과 복지부 장관에게 각각 경찰청장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관계 직원을 징계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경찰청이 감사원의 권고를 빌미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공받아 관리하고 있는 자료(수시적성검사대상자 명단)의 삭제와 이 자료를 이용한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의 중지를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경찰청장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손해배상과 사생활 비밀 및 인권침해 사례의 재발방지에 필요한 조치 이행을 권고했다.
진정인들에 따르면 "정신과 진료 사실을 친구는 물론 가족에까지 숨기고 있었는데 개인정보 공개로 인해 치료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렵다"며 "일부 환자는 개인정보가 공개된 이후 치료를 중단하거나 증상이 악화되었고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정신과 치료사실이 아내에게 알려져 이혼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며 여러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공익소송팀 정미현 간사는 "이번 결정은 우리사회가 개인정보보호 차원의 프라이버시권에 대해 등한시하는 풍토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이 사건 피해자 12,800여명의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현재 공익소송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감사원이 같은해 3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정신질환자, 간질병 환자 등의 진료명세를 요청한 뒤, 2001년 9월에는 경찰청장에게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자 25,510명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개인정보자료를 통보받아 수시적성검사 대상자 지정여부를 정하도록 권고해서 비롯된 사건이다.
경찰청은 2001년 5월과 2002년 3월 두차례에 걸쳐 감사원의 권고 등을 근거로 특수상병(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와 정신분열증)의 총 진료일수(투약일수 기준)가 180일 이상인 사람 1,328명에 대한 전산정보 제공을 요청했고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자료를 제공했다.
결국 정신과 진료후 진료비 청구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 개인정보가 경찰청으로 넘어가서 수시적성검사 통보 대상자 선정 자료로 사용되어, 영문도 모른 채 12,800여명이 검사대상자로 통보받고 이 중 3,000여명이 수시적성 검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문모씨등 15명이 국가인권위에 경찰청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정신과 진료 개인정보 제공 및 이용'에 대한 진정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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