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신(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노동에 대가가 있는 생산과 희망이 아니라 우리의 일터는 주야연속 2교대 근무로 오장육부는 병들고, 단순반복 작업으로 온 몸뚱이는 근골격계 산재에 시달리고, 휴일 철야특근 등 365일 노동으로 과로로 죽어 나가는 끔직한 노동 현장. 우리는 공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아니 일상생활 속까지 온통 자본과 정권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는 현대자동차. 사측의 유인물인 열린신문과 노사저널 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심지어 식사시간에는 CA-TV 그리고 사원 부인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성희롱으로까지 하면서 한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벚꽃축제, 봄나물 캐기, 자녀 그림대회, 부모님 초청 효도 잔치, 부부 감성교육 등 이젠 조합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통제하고 길들이려 하고 있다.
CA-TV를 처음 설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으니까 회사는 스포츠 진기명기, 기인 이야기, 기네스 북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을 틀기 시작했다.
IMF, 정리해고를 시킬 때는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우리나라 50년대, 60년대 생활상을 틀어주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고물차라도 자가용도 있고, 작지만 아파트라도 있지 않느냐"며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했다.
열린신문과 노사저널을 통해 조합원을 분열시키고, 함께 일하는 동료를 짓밟고 살아남으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회사 입맛대로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출근하면 '시간 지키기'로 시작되는 '기초질서 지키기'에서 체조, 청소 그리고 공장 구석구석에 써있는 수많은 이데올로기 공세에 시달리고 짓눌리고 있다.
"시간 지키기, 그 작은 시작이 회사 발전입니다"
- 시간 지키기, 그 작은 시작이 현장 통제입니다.
"오늘에 노력이 내일의 보람, 미래의 희망입니다"
- 오늘의 단결이 내일의 투쟁, 미래의 살 맛 나는 일터건설입니다.
화장실 앞에 써있는 글이다.
"지금 혹시 근무시간이 아닙니까? 당신이 비운 현장에는 동료가 땀 흘려 일합니다"
- 힘든 노동 중에 마시는 한잔의 커피는 보약보다 더 귀한 피로회복제이고 여유입니다.
- 내가 먼저 여유를 찾기를 시작해야 동료도 미안한 마음 없이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초등학생도 아니고 군바리도 아니다.
이제는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성인이다. 그런데도 회사는 계속해서 길들이기로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제 공장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가족까지 통제하려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꺾고 작은 저항부터 시작하자.
통제와 굴종을 벗어난 내일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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