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현아(노동자의 힘 회원)
노동자의 힘은 출범 이후 줄곧 '현장조직운동의 강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장조직대표자회의에서 조차 현장조직운동의 위상과 전망에 관한 독자적 논의와 내용을 완성하지 못했던 어려움은 노동자의 힘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조직을 강화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발전시켜가고자 하는 것은 노동자의 힘이 노동자 계급정치의 전형을 창출해 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혁신과 연대를 기초로 정치적 재조직화를 해나가는 과정에 현장조직의 재조직화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전국적 활동의 구심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현장조직대표자회의의 부침은 정치적 전망의 부재를 새삼 일깨우고 있으며 그런 까닭에 계급적 좌파의 정치적 재조직화가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관련하여 노동자의 힘은 지난 7월4일 "현장조직의 위상과 전망"을 주제로 하여 내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발제는 [위상과 전망에 대한 논의 종식과 현장조직운동]이었으며, 2개의 보조발제도 있었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기초로 하여 현장조직운동에 대한 쟁점들과 문제해결 방향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이 글의 과제이다.
토론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현장조직운동의 위상과 전망에 대한 일반적인 정리를 위해 현재 현장조직운동의 역사적 경험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현장조직운동은 오늘날 노동조합운동이 대중적으로 발전하기 이전부터 계급적 민주적 노동조합운동의 발전을 이루어 내고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출발했으며, 노동조합운동이 일반화 된 조건에서도 개량화 제도화에 대항하여 노동조합운동을 계급적, 민주적으로 발전하도록 노동조합운동 내부를 조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니나 유력한 활동 방안이다. 현장조직운동은 노동자 대중운동이 노동조합 조직체계 내에서의 (보조적)활동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작업 현장'에 뿌리를 두고 노동자 대중의 힘에 근거하여 독자적 활동과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 그 목표도 노동조합 활동의 목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운동내용의 철저한 독자성은 현장조직이 노동조합운동과 철저히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되어야할 근거를 제시한다. 현장조직은 사상적 통일성과 활동방식, 그리고 내용의 통일을 도모하는 조직으로 강화되어야 하며 노동조합이나 정치조직과도 독립하여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활동의 주요한 방식은 일반조합원과 함께 투쟁하고, '투쟁하고자 하는 일반조합원'들이 쉽게 결합해 들어올 수 있는 대중적 활동방식, 대중적 조직활동이어야 한다.
역사적 발전 과정에 비추어 볼 때 현장조직운동이 노동조합운동의 보조물로 머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며 노동조합운동 내에 뚜렷한 독자적 세력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이는 독자적 조직, 의사결정 구조, 사업집행, 전체 대중에 대한 책임감, 독자적 지도력, 독자적 투쟁과 사업의 소집권 등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점은 현장조직운동이 현재의 노동조합운동에 개입하고 비판·견인해야 한다는 점을 경시하는 것은 아니다. 또 오늘날 노동조합운동의 위기는 현장조직운동의 위기와 같이 오고가며 그 책임 또한 같이 질 수밖에 없다.
주발제에서는, 조직 내에서 현장조직의 위상과 전망에 대한 더 이상의 논의를 '종식'하자는 다소 도발적인 의견이 제출되었다. 그것은 현장조직운동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 특히 위상을 중심으로 한 매우 소모적이었던 그간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현장조직의 발전전망을 한 데 모아보자는 것이다. 계급적 좌파 현장조직의 전국적 대응체라 할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에 대해 주발제에서는, "현장조직대표자회의를 계급적 좌파진영이 현장조직 대중운동 공간 내에서 발전시켜나가는 공적사업틀로 설정하여 공적기구로 발전시켜 내거나 이 안에서 협력과 경쟁을 모색하는 관계도 실패했다"고 평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장조직운동이 계급적 좌파의 공적기제가 되고 대중적 현장조직운동으로 발전해 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동조합과 현장조직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지적하며 이른바 '당정관계'를 벗어나 현장조직 스스로 조직의 독자성과 현장활동의 독자성을 중시하여야 하며, 노동조합 활동과 현장조직 활동이 상호 독립되고 연결된 호순환 관계로 설정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현장조직운동의 발전이 지체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정치조직운동의 조직적 발전의 지체와 분열에 있다고 진단하여 당면한 정치조직의 최대한의 재조직화와 통일을 통해서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의 어려움과 난맥상을 해결해 가야함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계급적 좌파진영의 정치적 재조직화가 모든 사업에 우선되어야 하며 이와 연동되지 않은 현장조직 활동가의 별도 조직화는 과감히 유보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위와 같은 문제진단 위에서 주발제에서는, 문제를 해소해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현장조직운동의 발전전망을 다음 여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핵심적 문제는 현장조직운동과 정치조직운동과의 관계이다. 이점이 위상 논의의 쟁점이다. 현장조직운동이 현장조직 대중운동으로 현장에서 노동조합과 독자적으로 발전해야 하듯이 정치조직하고도 독립되어 현장의 노동자 대중을 상대로 한 독자적 운동체로 변화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이 활동이 공장 내 노동자 대중이 자신의 계급적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대중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곧 노동자 정치운동으로 발전 할 수 있거나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 현장 내에서 일상적 정치활동이 요구되며 사상운동의 추진 거점이 되어야 한다.
둘째, 현장 대중운동 영역에서의 활동과 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되어야 할 조직은 바로 노동자 정치조직이며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 그 자체여야 한다. 현장조직운동은 노동조합 공간 내에서의 대중적 활동과 같은 위상에서 '현장 투쟁' 공간에서 대중적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점에서 이런 대중운동 공간에서의 (현장)조직운동이고 그 다음 단계는 정치조직이다. 따라서 현장조직의 선진활동가만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 조직 건설은 도모될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조직방식은 노동자 정치조직을 가로막는다.
셋째, 현재 현장조직운동의 조직발전 전망을 논의하는 과정은 곧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 논의 과정과 일치해야 하며, 사실상 같은 것이다. 또 이점에서 현시기 우리는 현재의 정치조직에 대한 재조직화 사업을 현장조직운동의 재편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
넷째, 새로운 노동자정치조직 건설 후 그 조직에 참여한 조직원들에 의해 현장조직운동의 새로운 조직화는 불가피하다. 현장대중운동 영역에서 활동하는 현장조직의 조직원들에 대한 정치 사상적 훈련의 문제를 담보해야 하는 것은 정치조직의 중요한 임무이다. 바로 이점에서 그 대중운동 공간 내에 범람하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자본가 이데올로기와 개량화의 오염물과 노동자 계급사상의 요소와 대립을 강화하고 선진노동자들이 다양한 방식과 경로에 의해 고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심지어 이를 위해 정치조직과 구별된 별도의 '현장조직운동 연대체'도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섯째, 정치조직이 현장조직운동이나 노동조합운동에 개입하는 데 있어 새롭게 제기되는 중요한 지점은 조합 대중을 대중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중의 정서와 실정에 맞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떤 합리적 방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중운동 영역에서 되찾고 복원되어야 할 지점은 '노동자계급의 사상과 그 실현을 위한 대중행동' 그 자체의 조직화이다.
여섯째, 평의회, 공장위원회의 건설 논의에 대하여 언급하자면, 이점이 새로운 현장조직운동을 조직하기 위한 '새로운 형식'으로 제출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호명이 주는 새로운 형식과 내용은 무엇인가. 그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채로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면 내용과 형식을 논해야할 것이다. 이점이 상호 일치하여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면 커다란 문제는 아니다. 현장과 가두에 관계없이, 일상시기와 투쟁시기에도 무관하게 노동자의 계급본능과 자발성에 기초한 '노동자 직접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내는 조직이자 '투쟁의 독재'를 항상 담보할 수 있는 '노동자 반란 투쟁조직'으로서 공장위원회, 레떼, 소비에트, 바리케이트, 평의회를 현재 현장조직과 직접 대비하는 것은 무리하다. 지금의 현장조직을 이렇게 변화시켜내고자 한다면 이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현재의 현장조직이 이렇게 변모하기 위해서라도 운동의 모든 영역에 대한 대응이 실천적으로 확인되는 어떤 훈련과 역사적 경험을 경유해야 한다.
보조발제 1에서는 '현장조직운동의 발전적 방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기하였다. 첫째, 단위사업장에서의 현장조직'운동'의 지향점과 관련된 것이다. '진정한' 노동자평의회는 혁명적 상황에서나 '출현될 수 있다'는 대기주의를 반대한다. 또한 '진정한' 노동자평의회는 그것을 지향하는 혁명적 당의 지도가 있을 때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당 건설을 우선'시하는 것 역시 반대하며, 권위주의적이며 인텔리주의적인 발상에 반대한다. 세계 계급투쟁 역사에서 모범적인 사례는 현실운동에서 실태로 드러내야 한다. 이런 점들이 강조되었다. 노동조합의 대체권력으로서의 현장조직'운동'을 위한 정치적 강화(⇒ 공장위원회, 직장위원회, 노동자위원회 → 평의회운동)를 주장한 것이다. 즉 이 입장에서는, 현장조직은 대중적으로 확대 발전해 가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공장위원회와 평의회의 맹아를 창출해 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고, 그러한 가능성이 평의회에 있다고 보았다. 둘째는, 연대활동으로서의 현장조직'운동'에 대한 것이다. 현장조직운동은 전국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의 강화에 기여해야 하며, 이러한 결과로 계급적 노동자 대중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전국(지역)노동자평의회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개별가입 형태의 전국(지역)조직의 발전방향과 대중적 현장조직과의 관계에 대해서 단일한 입장으로의 정치적 강화를 이루며 스스로 소멸되어야 할 형태의 운동이라고 보았으며, 현장조직과 정치조직, 노동조합조직의 상호보완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보조발제 2는 '현장조직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이었다. 현 시기 계급적, 정치적 태도에 대한 선택과 요구가 필요함을 지적하면서 활동가들 스스로가 계급적인 문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태도를 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계급적 좌파 진영 내부의 차이가 무엇이고, 방향의 차이와 공통점이 무엇인지 밝혀야만 다양하게 제기되는 정치영역의 문제를 내용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에 대해서는 '현장조직 대표자회의'를 선험적으로 이끌려 했던 의도의 파산인 것이지 현장조직 운동의 파산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현장조직'운동이 활성화 되도록 안과 밖이 힘을 모아야 하며 당장 시급한 과제는 단일성의 강화라고 밝혔다.
현장조직운동이 대중적·정치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현재 현장조직운동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지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어디서부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잡아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쟁점이 존재한다. 이날 토론에서도 현장조직운동의 전망에 대해 평의회 문제나 정치적 재조직화 방안에 대한 여러 논쟁점이 형성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