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은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에 많은 기대를 했으나, 지금까지 규명된 것이 별로 없는 상황"을 비판하고 "진상규명위원회가 김대중 정부의 정치적 선전물로 전락되지 않고 명확한 의문사 진상규명을 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법적 조사기간(9월 16일)을 불과 한달여 남겨놓은 지금, 진상규명에 접근하지 못하여 심히 우려를 금치 못한다"며 "△위원회 기간 연장, 권한 강화 △조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사건 결정을 하지 말 것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개정 △사건에 연루된 것이 확실한 국정원, 검찰, 국군기무사, 경찰청 등 피진정 기관들의 조사 협조" 등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 해 효성과 올해 경희대 사태에서 보듯 구사대 용역깡패의 살인폭력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어, 단순한 과거사 규명이 아닌 것"이며 아직 "박창수, 정경식, 신호수, 오범근, 문용섭, 박태순 열사 외에도 60여건의 의문사"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박창수 열사 아버지 황지익씨는 "창수는 절대
자살하지 않았으며, 정부 각 기관에서 이번만큼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위원회 기간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 지금까지 위원회는 제대로된 진상규명 한번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왔다"고 비판했다. 황지익씨는 열사 시신탈취 사건을 이야기하며 "자식 죽은 부모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열사 사망 당시 백골단과 전투경찰이 투입돼 안양병원 영안실 벽을 쇠망치로 때려 부수고 박창수 열사 시신을 탈취해 단독으로 부검하는 일이 벌어졌었다.91년 한진중공업 노조 위원장이었던 박창수 열사(당시 31세)는 대우중공업 연대회의에 참석했다가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가 변을 당했으나 정부는 투신자살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당시 노태우 정권이 안기부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전노협 탈퇴 공작을 벌였으며 경기도 안양병원에서 박열사가 시체로 발견될 당시에도 홍상태 요원을 비롯한 안기부 요원들이 안양병원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에서 "교도소에서 공놀이를 하다 벽에 이마를 찧는 부상을 입어 입원했으며, 노동운동에 회의를 느껴 병원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고 발표했지만 "보통 머리부터 땅에 부딪히는 것과 달리 다리가 먼저 떨어진 상태"였고 "교도소 안에서 정체불명의 무리들에게 이마를 맞아 입원했다는 추측"도 제기했다.

지난 8월 1일에는 일본 법의학자 가미야마 시게타로 박사가 박창수 열사가 타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벽이나 바닥에 기댄 상태에서 다른 쪽에서 강한 충격을 받았을 경우 생기는 양면성 압박으로 인한 골절과 심폐 파열이 박씨의 직접 사인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진상규명위에 제출해 진상규명위에서 7일 국정원 방문조사를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박창수 위원장 사망 관련자료 10여건의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하여 "자료 공개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안기부가 개입됐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며 "계속 이를 거부한다면 민주노총은 박창수 타살 주범으로 간주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진중공업 지회 김주익씨는 "11년이 지났지만, 박창수 열사는 여전히 한진중공업 노조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국정원에서 자료를 숨긴다면 전조합원이 나서서라도 국정원 등과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또한 "한진그룹은 그때에도 악랄한 노조탄압을 자행했지만, 지금은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며 노조를 탄압하고, 같은 계열사인 한진관광 노조의 투쟁도 마찬가지다"라며 "올해 3월부터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대의원을 포섭해 집행부를 와해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태순 열사의 유족 박희승씨는 "조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초심을 갖고 최대한 열심히 진상규명해 유족들의 응어리를 풀어줄 것"을 진상규명위원회에 부탁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실종처리되었던 박태순 열사는 전철역에서 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국군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등이 확인되었지만 당시 국군기무사 용원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유가협 의문사 가족 지회장 허영춘씨는 "처음에는 자식 죽인 사람 찾아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싸웠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 다시는 의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나라의 가장 훌륭한 분들이라는 판사, 법의학자 등이 의문사를 자살로 만드는데 협조해서 일본의 법의학자에게 돈을 주어가며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후 법개정 투쟁, 국정원, 인천지검, 대구지검 앞 항의집회, 공청회, 서명운동, 대규모 집회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국정원 실지 조사를 벌이는 7일 오전10시에는 국정원 앞에서 적극적인 조사 협조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인 의문사 조사 상황 ( 민주노총 기자회견문 중 발췌 ) o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 : 사망 직전 안기부(현 국정원)가 개입하였다는 근거를 확보한 성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기부 공작 전반에 대한 실체 관계와 사망 이후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 o 대우중공업 정경식 열사 : 과거 수사결과와는 달리 나무에 목매어 자살하지 않았다는 여러 증거들을 확보하였으나 유력한 용의자가 진실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등 사인에 대한 실체 규명 및 국군기무사와 기업주의 개입부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 o 연안가스 신호수 열사 : 당시 공안경찰에 의해 사건 종결보고서가 조작되었음이 드러났으나 사건관계자들의 진술이 수시로 변하고 서로 상이한 진술을 하는 등 공안기관의 비협조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안되어 있는 상태 o 후지카 대원전기 오범근 열사 : 구사대 폭력에 경찰 및 근로감독관, 한국노총이 개입하였다는 증거를 확보하였음에도 사인과 관계기관 대책회의의 실체관계 등에 대한 조사가 미진한 상태 o 광무택시 문용섭 열사 : 단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회사측이 구사대에 지시하여 사망케 되었다는 증거를 확보하였음에도 사건 당시의 정황이나 관계기관의 개입 부분에 대한 조사가 미진한 상태 o 수영기계 박태순 열사 : 실종이 아니라 사망하였다는 점과 공안기관 특히 국군기무사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안경찰과 공조하여 불법적으로 수사에 개입한 증거를 확인한 성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과의 관련성과 은폐부분에 대한 조사가 안되어 있는 상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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