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월드컵의 열기로부터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누구도 부정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 지나고 방영된 MBC 아침 프로그램 '생방송 화제집중'에도 나왔다시피 월드컵 기간 중 민중들의 투쟁은 쉴 수 없었다. 7월 달 노동자 투쟁의 가장 큰 이슈중의 하나였던 천지와 태광 공투본, 병원 노동자들의 싸움이 초기 단계에서 진행되었으며 새만금 해창석산 농성장 침탈처럼 월드컵 기간이라 해서 인권의 가치가 더 존중되었다거나 생존권이 더욱 보장 된 일은 전혀 없었다. 미군의 전차에 깔려 죽은 두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월드컵이 있던 6월은 그 어느 해 6월 보다 잔인했다.
참세상 방송국은 6월 내내 월드컵에 내재된 반 민중성을 폭로하려 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언론에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 소식을 알려 내려 노력했다. 그런 의미에서 6월은 진보적인 인터넷 방송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험장이었다.
붉은 악마의 함성소리에 묻혀 버린 대우조선 산재 노동자들의 외침을 문화 노동자 연영석씨의 '비~정규직 코리아'로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인권운동 사랑방의 민중들의 투쟁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논하는 붉은 악마 논평은 가혹한 공격을 당해야 했다.(당시 사랑방의 논평으로 인해 진보넷 기술팀이 서버가 죽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랑방의 논평에 대한 공격은 마치 붉은 악마들이 단지 축구를 즐기고 광장에 모여 열광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일지라도 월드컵이후 각종 투쟁 사업장과 빈민현장, 그리고 여중생 사건에 대한 반민중적인 정권의 행태를 예고했고 정권의 폭력적인 공격은 바로 진행되었다.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던 6월25일은 위기의 성지 명동성당에 대한 공권력의 침탈이 있었고 급기야 38일간의 역사적인 파업투쟁을 이끌었던 이호동 위원장은 민주주의의 죽음과 함께 체포되었다. 그리고 병원 사업장에 대한 대거 공권력 투입도 같이 진행되었다.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자본과 정권의 자신감이었을까? 이런 일련의 폭력침탈은 평화로워 보이기만 했던 6월초와는 너무나 먼 6월말의 풍경을 그렸다. 세계의 평화 안에 감춰진 상시적 폭력은 88년 올림픽 때도 있었고 2000년 아셈때도 있었다.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이 와중에 벌어진 두 여중생의 죽음은 6.13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대중의 무관심 보다 더 서글픈 월드컵의 두 얼굴이었다. 언론이 떠들어댄 6.13 지방선거 투표율 저조는 언론이 떠들어 댈만한 일이 아니었다. 거대한 여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들은 이미 월드컵 열기를 만들어 내면서 대중의 탈정치화를 가속시켰다. 스포츠에 빠져든 대중을 다시 힘겨운 현실 투쟁으로 눈 돌리게 하기에 참세상 방송국이 역부족이었음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었다.
군대반대 사이트가 이용 정지되고, 노사정위는 비정규직을 제도화하기 위해 월드컵 기간동안 혈안이 되었다. 이주 노동자들은 월드컵 기간동안 목숨과도 같은 추방을 각오하며 농성과 연대 투쟁을 진행했으며,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싸움은 그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보수 언론에 철저히 외면당했다. 한강 다리에서 한 명이라도 빠져 죽어도 온갖 언론에 보도되지만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을 경우 다섯 명 이상 죽어야 언론에 겨우 몇 줄 나온다고 울부짓는 노동자들의 목소리 또한 철저히 외면당한 6월이었다.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 또한 월드컵에 묻혀 버릴 뻔했다. 그렇기에 월드컵 안에 있던 붉은악마들의 함성소리에 모두 동참하라는 자본의 달콤한 목소리는 민중들의 피를 마시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목소리였다.
4강 신화의 주역들에게 자본가들은 온갖 생색내기를 했지만 어떤 신문 보도에도 월드컵 4강을 축하하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 주거나 임단협에서 노동자에게 양보했다는 자본가의 소식은 없었다. 4강 진출은 국가 경쟁력 강화 이데올로기를 한층 더 강화 시켰으며 자본가들은 신용도가 올라가는 이 기회야말로 노동자, 민중들이 더욱 양보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다. 진정 4강진출로 기뻤다면 여중생을 죽인 미군의 재판권을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며, 민중들의 생존권을 더 이상 유린하지 않겠다고 고해성사하는 6월이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용오 ( 참세상보도팀장 | batblue@jinbo.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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