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박정희, 오페라도 찬양일색으로 '독재'

시민단체, 규탄 기자회견·1인 시위 개최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오페라 '눈물많은 초인'이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8일 초연된 '눈물많은 초인'은 그러나, 열렬한 박정희 찬양론자인 이인화(이대 국문과) 교수가 대본을 맡아 내용도 개발독재만을 옹골차게 옹호하고 있는 데다, 창작지원 제도의 허점을 노려 졸속으로 제작한 오페라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눈물많은 초인'은 예술적 성취에 있어서도 수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대본. '눈물많은 초인'의 대본은 극적 요소와 전혀 무관하게 짜여져 엉성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적 상승효과나 반전효과보다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아내마저 총탄에 잃은 불행한 지도자'로 박정희를 거듭 묘사하면서 설득력이나 극적 개연성마저 실종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작품성이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로 정부가 지원하는 창작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졸속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제작자인 뉴서울오페라단이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하겠다며 지원을 신청해서 서울시 무대창작공연 지원금 4,000만원을 타낸 다음에 '눈물 많은 초인'으로 작품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지원금 취소 등 갖은 악재가 겹쳤고, 이에 따라 작품을 제대로 만드는 데에는 정작 힘을 쏟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페라의 작품성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은 또,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박정희는 친일파였고, 군사독재의 서막을 열어 오늘날 우리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데 근본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며, 한국식 천민 자본주의를 잉태케 한 산파자'라며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또 한차례 격렬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시민사회단체의 격렬한 비판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공연 시작 1시간 전인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오페라 박정희에 항의하는 뜻의 1인 시위를 8일부터 벌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매표소 앞에서 일제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두른 군복 차림의 박정희 인형을 등장시켜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방식이다.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도 첫 1인 시위가 시작되기 30분전인 6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오페라 '눈물많은 초인'이 박정희의 친일행적을 감추고 개발독재를 미화하고 있다며 격렬히 비판했다.
자리에 참석한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는 '경제발전의 진짜 주인은 땀흘려 일한 노동자, 서민들이지 박정희가 아니다'며 '우리 전통문화를 파괴한 박정희를 찬양하는 오페라 공연은 천만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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