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부끄러워라'
작가회의, '친일 문인' 대신 사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가 친일문인들의 과오를 대신 사과하겠다고 나섰다. 해방된 지 57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친일 문인들이 역사 앞에 그 과오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조차 온당하게 진행되지 않았음을 속죄하고 자성하겠다는 것.
작가회의는 해방 57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시대 친일문인들의 과오에 대해 공개 사과할 예정이다. 작가회의의 한 중진 회원은 이번 회견에 대해 "친일문인들의 명단, 경력, 작품목록을 포함해 선배 문인들의 역사적 과오를 낱낱이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가 이 같은 자리를 갖기로 한 데에는 지난 해 미당 서정주 친일행각 논란과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의 친일파 명단 공개가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을 갖는 데 있어서도 "명단 공개 뒤 만만찮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결국 "친일 잔재, 역사 청산 노력을 사회분열로 몰고 가려는 수구세력의 반역사적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는 것.
지금까지 문단에서는 친일 문인과 관련해 '어쩔 수 없지 않았겠느냐'는 상황론이나, '잘못 따로, 문학적 성과 따로' 식의 공과론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상황론은 '누구나 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식의 인간 본성론적 측면을 파고들어 먹혀들었고, 공과론은 일종의 작가주의의 변종형태로 살아 남아 미당 서정주 친일행각 논란 등에 대표적 논거로 활용된 바 있다.
작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 후 "강요된 부역인가, 내재된 신념인가"라는 주제로 일제하 문화예술계의 친일논리와 성격을 규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임헌영 교수가 기조 발제를 한 뒤 김재용(원광대 교수), 최열(가나아트 기획실장), 노동은(중앙대 교수), 이효인(경희대 교수) 씨가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 부문별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인다.
친일문학 작품목록은 계간 <실천문학> 가을호에 게재되며, 친일문인 명단과 전력, 선정근거 등은 오는 14일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명단에는 춘원 이광수를 비롯, 김동인, 김동환, 김기진, 김해강, 김소운, 노천명, 모윤숙, 박태원, 백철, 박영희, 송영, 유진오, 유치진,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등 40여명의 문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명단 발표에는 친일 작품 편수 등 주요 근거들이 포함돼 있고, 박영희, 박태원 등 월북 문인들도 포함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이 격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일문화정책동행 안성배 기자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