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 설치 결정
민중미술 편견 벗고 시각예술문화 보금자리로 거듭나길
'전시공간이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반정부 미술품은 공공기관에 걸맞지 않다”며 80년대 민중미술 작품들에 대한 상설전시를 거부하던 서울시립미술관이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11일자 국민일보는 시립미술관 유준상 관장의 말을 빌려 '가나아트 컬렉션'의 상설전시가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준상 관장은 국민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2층 전시장에 대한 구획정리 작업에 들어가 100평 규모의 상설 공간을 마련하겠다', '민중미술에 대한 일부의 오해가 있었으나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됐다' “우리 사회에 기증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가나아트 측과의 약속을 지킬 것”등 상설전시관 설치 결정 내용을 전했다.
상설전시관 설치는 시립미술관장과 서울시 관계자가 만나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언론을 통해 '서울시가 가나아트에서 기증받은 민정기, 임옥상, 오윤, 홍성담, 박불똥, 김정헌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리얼리즘 작품들에 대해 상설전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일반에 알려진 지 1주일이 채 안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행정기관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렇듯 조속한 결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미술계 안팎의 여론악화로 인한 압박을 받은데다 계약조건이 법적인 문제로까지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민예총은 성명서를 통해 '상설전시관이 들어서지 않을 경우 작품반환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가나아트의 경우에도 서울시에 계약조건을 들어 '기증철회'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민중미술은 현대미술의 현란한 이미지와 과잉이론화에 숨막힌 이들에게 미술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좋은 통로가 되어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우리의 민중미술은 '사회 속의 미술'(시립미술관 홈페이지의 표현)로서 예술과 사회가 삼투하며 만들어낸 '시대적 증인'이자, '예술적 실천'이라는 점에서, 또 수많은 '읽을 꺼리'를 제시해 주는 '검증된 예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소중한 우리시대의 예술적 성취라 할 것이다. 이번 상설전시관 설치 결정이 민중미술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걷어내는 것과 함께, 시립미술관이 1100만 서울시민들에게 시각예술분야의 문화적 보금자리로서 시대에 걸맞는 현실인식과 합리적 제도, 체계적인 운영방식 등을 갖추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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