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단체들의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가상광고란 6월 월드컵 경기 때 축구장을 비춘 화면에 스코어나 해당 국가의 국기를 그려 넣는 방식의 광고로 방송프로그램이 제작되거나 중계되는 장소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전자적 영상합성기술을 통해 실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화면에 내보내는 것을 가리킨다.
방송위는 지상파에서 스포츠 중계 방송을 할 때 기존 광고시간과는 별도로 방송시간의 3%까지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29일 입법 예고했으며 8일 관계 전문가를 초청해 공청회를 마친 상황이다. 방송위는 가상광고 허용 이유로 △국외 중계를 통한 국산 브랜드 홍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재원 확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방송위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시청권 침해, 지상파의 광고독점으로 인한 매체간 불균형 발전 초래,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 격화, 광고주 입김 강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언련은 8일 성명을 통해 '시청자의 70%이상이 방송광고가 많다고 느낀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위가 가상광고 허용의 명분을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재원마련에 두는 것은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공적 기구로서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 '당장 가상광고 추진을 중단 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 역시 7월24일 성명에서 '가상광고를 도입하면 광고총량이 늘어나고 광고와 프로그램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시청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미디어업는 '가상광고가 도입될 경우 광고의 방송 집중을 심화시켜 매체간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학계에서는 '방송사간의 시청률 경쟁이 격화돼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지고, 프로그램이 광고주에게 종속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8일, 신문협회는 가상광고 도입 추진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방송위 및 관계기관에 발송한 상태이다.
이번 가상광고 도입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가상광고 도입이 광고총량제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광고총량제는 방송광고의 전체 분량만 규제하고 광고의 유형, 횟수, 길이 등은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는 결국 광고총량을 늘려 방송사의 수익만을 높여주게 될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시청권의 침해와 방송의 공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실련 관계자는 "가상광고가 시행되기 전에 광고에 대한 심의, 경영의 투명성 등 세부적인 규칙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을 검토해 볼 때, 방송위는 각계의 여론을 수용하여 가상광고 도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일문화정책동향 문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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