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 ahimsa@kdlpnews.org
인간복제를 상품화하겠다고 선언한 미국 클로나이드의 한국지사가 지난 달 6개월 이내 한국에서 복제인간이 탄생한다는 발표를 한데 이어 보건복지부가 배아복제와 종간교잡을 사실상 허용하는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제출하면서 인간배아복제 논란은 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그간 의료계, 시민·종교 단체 등은 생명윤리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했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과 함께 복지부와 과학기술부 등 부처간 정책혼선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배아복제와 종간교잡 금지가 빠진 이번 법령 시안과 관련 찬성론자들은 생명공학 발전을 위한 학문의 자유에 길을 텄다며 환영하고 있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생명윤리 정립에 후퇴를 가져왔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기술발전과 생명침해 = 배아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지 2주가 지난 세포덩어리를 말한다. 복제배아는 체세포에서 분리된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인공적으로 이식한 후 2주간을 키운 인공수정란을 말한다. 배아 속에는 인간의 각 기관이 될 줄기세포가 있는데, 연구와 치료를 목적으로 줄기세포만을 축출하는 기술은 배아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인간이란 자궁에 착상된 시기 이후이며, 복제배아는 프로그래밍된 세포에 불과하므로 단지 물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는 복제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온전한 인간 개체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명백한 생명침해와 살인행위라고 주장한다.
복제배아 연구의 성과에 대해서도 찬성과 반대는 각기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종 난치병 치료와 생명공학 부문에 응용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는 의견과 함께 배아복제가 확률적으로 극히 어려울 뿐 아니라 성공하더라도 우생학과 인류의 서열화, 인간복제의 우려, 생명의 교란이라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배아복제와 함께 쟁점이 되는 종간교잡은 인간의 체세포핵과 핵을 제거한 동물난자의 결합 혹은 그 반대의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스핑크스나 늑대인간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이번에 제출된 법 시안은 종간교잡과 배아복제 금지에 관한 사항을 제외시킨 채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로 넘겼다.
△ 느린 논란보다 빠른 기술 = 인간 복제 논란은 국내에서 복제양 돌리 탄생 시점부터 본격화됐으나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 제정을 미루어왔다. 클로나이드사가 한국을 복제인간 탄생국으로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유럽에 비해 아무런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시민, 종교단체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법 제정의 늑장이 사실상 배아복제 연구를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각계의 의견 조율과 부처간 합의를 이유로 대책마련을 미루는 것이 결국에는 의료계와 바이오산업의 손을 들어준 꼴이 됐으며 결과적으로는 인간복제 행위에 대한 통제불능 상태를 만들었다는 것.
실제 국내에 얼마나 많은 복제배아가 만들어졌으며, 현재 연구 중에 있는지 추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일부에서는 10만에서 많으면 50만개의 복제배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99호] 8.12 ~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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