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통일대회가 남긴 '문화'적 성과

문화예술인 대거 포함 대규모 대표단 방문, 문화예술교류 중요성 인식 계기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간 서울 워커힐호텔 등지에서 열렸던 8.15 민족통일대회가 성공리에 끝났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의는 민간 차원에서 통일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대대적으로, 또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유례없는 대규모 대표단이 남측을 방문한 점이 이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북측 방문단은 모두 116명.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라는 점은 이번 교류의 성격과 더불어 앞으로의 남북교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시사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방문단에 포함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40명의 예술단을 포함, 송석환 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문화성 부상(차관), 김두일 문화성 국장, 지상철 문화성 부국장, 리명순(여) 문화성 과장, 최경국 조선사진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허병석 조선사진가동맹 중앙위원회 서기장, 최성룡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동환 만수대창작사 화가 등 거물급이 대거 포진해 있다. 앞서 말했듯 방문단 구성에서 문화예술계가 이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교류에서 '문화예술'이 두드러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어렵지 않게 만들고 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 문화예술행사가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15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15, 16일 양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북측 단독공연, 사진·미술 전시회 등 문화예술 행사가 이번 대회의 주축을 이뤘다는 점은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이다. 앞으로 정부·민간차원을 불문하고 문화예술이 교류의 중심에 등장할 것임을 확신케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각 부문별로 문화행사를 활용해 교류를 지속키로 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이와 관련, 문화예술 부문뿐만 아니라, 청년, 노동, 여성 부문 등 이번 대회에서 부문별 상봉모임을 가졌던 대부분의 분야에서 문화예술 교류를 앞으로의 교류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일례로 여성 부문 대표단 모임에 참여한 한 여성계 인사가 상봉모임에서 '문화예술 교류만큼 서로를 빨리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자, 북측 대표단이 9월에 열릴 남북 여성대회에 문화행사를 곁들이자고 즉석에서 화답했다고 한 것을 들 수 있다. 실제로 9월 남북 여성대회에서는 통일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류가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남겨진 남북 간 교류에서 사실상 확정된 문화예술행사도 적지 않다. 우선 이번 8.15 대회에서 전시됐던 북측 미술작품 100여 점이 금명간 서울을 중심으로 순회전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경에는 금강산에서 남북문화예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행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 부문별 상봉모임에서 남북이 합의에 근접한 내용이다. 여기에 9월에 열릴 아시안게임 때 또다시 공연단이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문화예술교류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6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남북 문예인 상봉모임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듯이 남북 교류는 조급하게 굴지말고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이 같은 교훈은 비단 문예 부문 상봉모임뿐만 아니라, 8.15 대회 전체에 걸쳐 두드러졌다. 57년만의 '큰(대규모) 만남'은 그 동안 상호 이질적으로 존재했던 어색함을 '애정만으로' 떨쳐버리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때문에 매 행사에서 행사로 넘어가는 순간마다 일순 긴장감이 일었으며, 적지 않은 논란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이번 대회에 참여했던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당연한 결과였지만,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이제 시작 아닌가'라고 시작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타당한 말이다. 교류를 통한 화해와 협력에 이르는 길은, 그리하여 마침내 통일 그 날의 감격을 맛보는 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불어 이제 어느 누구도 이 '시작'에 문화예술의 큰 역할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임을 이번 대회는 여실히 보여주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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