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 "정ㆍ경ㆍ지식엘리트 빈곤 부패 못 잡으면 위기"

붕괴론 VS 안정론

박현숙/베이징통신원  strugil15@hanmail.net
중국 수교 10주년을 맞아 중국 문제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진보정치>는 개혁 시대의 국가통합 이데올로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정치적 민족주의'와 9월 전당대회 이후 중국의 향방을 전망하는 대립적인 시각 '붕괴론'과 '안정론'의 근거들을 살펴본다.


중국이 붕괴할 것이다? 연평균 10%라는 무서운 속도로 세계 유일무이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거인국가 중국을 향해 누가 감히 이런 망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중국붕괴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90년대 초중반에 대두하기 시작한 ‘중국위협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만도 ‘중국붕괴론’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에서 발행하는 계간잡지 <차이나이코노미>를 비롯해 4월 1일자 <타임>지 그리고 미국계 화교 변호사인 장찌아둔(章家敦)이 펴낸 <중국은 곧 붕괴한다>(中國卽將崩壞)라는 책을 필두로 맹렬하게 중국붕괴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논지를 보면, 중국은 ‘사막 위에 세워진 빌딩’이라는 것이다. 즉 중국정부에 의한 통계수치 등의 과다한 부풀림과 조작 등으로 실제 성장률은 연평균 3%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들은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아니라 붕괴해가고 있는 중국”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적인 붕괴론 외에 정치적인 붕괴론도 급류를 타고 있다.

올해 9월말로 예정된 제16차 당대회에서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중국 및 세계의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지점도 바로 이 정치적 안정론과 붕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붕괴론을 둘러싼 문제가 전문적인 통계수치와 이를 둘러싼 경제학적 공방이 핵심인 관계로 이 문제는 논외로 하는 걸로 하자. 문제의 핵심을 정치적 붕괴론과 그에 대한 반론으로 압축해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의 정치적 붕괴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지는, 덩샤오핑 사후 장쩌민이 주석직을 승계한 이후 불거졌던 논쟁의 맥락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즉 문화대혁명 이후 이른바 ‘합법성의 위기’를 맞고 있던 78년 이후 덩은 혁명원로라는 카리스마를 배경으로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출구를 통해 합법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장쩌민은 ‘낙하산식’ 권력승계로 인해 그 안정성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들이었다.

마찬가지로, 후진타오로 예상되고 있는 중국의 제4세대 지도자의 부상을 앞두고 서방일각에서는 또다시, 권력교체 후 중국정부와 정치제도 등이 빠르게 붕괴해 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16차 당대회 이후, 장쩌민 체제 하의 정책들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의 여부도 불투명하고 현재 대량 실업과 샤강(국유기업 등의 개혁으로 인한 정리해고), 부패 등으로 팽배해진 기층의 대중적 불만들이 폭발 직전에 있는 상태라 지속적인 체제안정이라는 긍정적인 낙관론을 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정치 붕괴론에 대해 중국의 대표적인 정치시사계간지인 <전략과 관리>에서는 전면적인 반론보다는 ‘안정론’에 더 비중을 두면서도 가장 최악의 경우 ‘붕괴’할 가능성도 배제를 하지 않고 있어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안정론’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는 90년대 이후 눈에 띠게 가속화되고 있는 정치·경제·지식엘리트 삼자간의 확고한 ‘동맹’이다. 즉 80년대의 사상적 혼란기를 경과하면서 이들간에는 ‘선 경제발전, 후 민주’라는 신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이들 삼자간의 광범위한 ‘이익동맹’이 구축됐다는 것이다.

장쩌민의 ‘삼개대표론’은 이러한 삼자동맹의 정치적 선언이자 제도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때문에 16차 당대회 이후 제4세대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할지라도 이들 삼자간에 합의된 ‘이익전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거의 없을뿐더러 오히려 정책의 공고화 과정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최악의 경우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역시 빈곤과 불평등, 부패 등으로 잠재되어 있는 인민들의 집단행동에서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엘리트들간의 동맹뿐만 아니라 정부와 엘리트, 기층민중세력간 긴밀한 동맹구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붕괴’의 위험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안정론에 대한 논지들이 다소 상충하는데 반해, 붕괴론에 대한 주요논지들은 일맥상통하고 있는 셈이다. 안정이든 붕괴든 그 ‘해법’은 향후 3~5년 이내의 단기적인 미래에 달려있다.
[ 100호] 8.19 ~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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