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에서 함께 자라난 남과 북의 대표단
홍근수/목사ㆍ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 공동대표
우리는 역사적인 8.15 경축행사 전야제로 ‘통일한마당’을 거행했다. 금년 8.15 풍경은 예년과 같은 점도 있지만, 크게 달라진 점도 있다. 먼저 크게 달라진 점은 아마도 북한에서 1백16명의 대표들이 남한 서울을 방문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원고를 쓰고 있는)지금 이 시간 이곳(명동 향린교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워커힐에서 8.15 민족통일대회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금년에 처음으로 8.15 전야제 행사장을 전경이 둘러싸거나 최루탄을 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것들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햇볕정책 덕분인 것 같다.
그러나 예년과 여전히 같은 점들도 있다. 민족통일을 위해 건국대에서 8.15 전야제를 치르고 있는데 이들 청중들이 북한 동포가 참석하는 8.15 민족통일대회를 비디오를 통해서만 부분적으로 볼 수 있을 뿐 자유롭게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남·북의 민간통일 행사로 치러지고 있는 것 같지만, 월드컵 대회 때 붉은 악마들의 인도를 받아서 이 나라의 대통령도 극우세력도 ‘빨갱이가 되자’는 붉은 웃옷을 입기를 주저하지 않았건만, 장소를 비롯하여 사사건건 거의 모든 문제를 당국에서 좌지우지하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다.
냉전시대의 유물인 반공사상으로 반통일 세력이 이적단체로 규정되었던 범민련과 한총련은 여전히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있으며 거기에 참석하지 못하고 소위 불허조치가 취해져 배제되었다.
또 같은 것 가운데는 무엇보다도 아직도 민족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남·북이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외세인 미군이 우리 땅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여전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오만불손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우리의 어린 여중생은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죽었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우리의 정부나 국가는 이에 대하여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이 나라는 한 입으로 쓴물, 단 물을 낸다는 말같이 그렇게 하고 있다. 북한 동포를 주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이란 악법이 존재하고 그 악법에 의해 죄인이 되어 감옥에 그대로 영어의 몸이 되어 있는가 하면, 2000년 6월 남·북이 서로 합의하여 통일한다는 6.15 남·북 공동선언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 결과는 지금 워커힐에 가면 우리 나라의 주적이 우글거리고, 득실거리고 있지만, 이 나라의 검찰과 경찰과 당국은 물론 군대는 그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햇볕정책의 덕분이라고 하고 6.15 남·북 공동선언이 유효하다고 하지만, 지난 달 월드컵 대회인가 뭔가 하는 동안 소위 서해 교전이 일어났다. 이전에서도 보는 것 같이 6.15 남·북 공동선언에 합의하고 서명한 현 정권은 그것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다. 그런데 더 우려되는 것은 차기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어떤 당은 집권하면 햇볕정책을 광풍정책, 또는 태풍정책으로 바꾸려고 벼르고 있는 것 같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은 이번 8.15 민족통일대회에 불참했다. 다만 민주노총이나 전빈련 등 소속 단체들은 단체의 특별한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참석하도록 결정하였을 뿐이었다.
이는 민간 중심이로 진행돼야 할 이번 대회에 장소 문제를 비롯한 모든 행사 내용에 일일이 간섭함으로써 민간 통일운동의 자율성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중요한 문제로 협력과 교류를 확대키로 한 6.15 선언과도 맞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정부에 촉구한다. 민간통일운동은 민간통일운동으로 존중하고 이를 자유롭게 자주적으로 활동하도록 놔두기 바란다. 우리는 북한에서 온 동포들이 자유롭게 남한 주민을 접촉하고 그들의 예술을 전시할 수 있으며 널리 알릴 자유를 주도록 촉구한다. 오늘 통일의 시대에 “모든 양심수를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국가안보란 명분으로 비싼 미제 무기들을 도입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전쟁을 지향하는 정부와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온 세계에 보여주기 바란다. 그래서 우리 분단된 민족의 통일이 주변국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고 그래서 반대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 100호] 8.19 ~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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