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두 청년 활동가

- 현중노조 비리사건을 놓고…[1/2]


“활동가들이 확고한 소신 없이 흔들려서 큰 비리 사건이 온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의식적인 무장과 활동이 축적될 때 노동운동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현중노조 사무국장 비리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현중 노동운동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현대중공업의 청년 활동가 두 명을 만나 그들의 솔직한 심경과 계획을 들어 보았다.
문제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시야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아직 젊고 때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가장 솔직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기로 하고,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하기로 한다.

□ 처음 비리 소문이 있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대처했는가?

[활동가1] 어용들이 부스럼을 만들려 한다고 생각했고 집행부를 믿었다.
[활동가2] 해마다 창립행사나 바자회, 후생관과 관련된 사업에서 어용들이 뇌물을 받는 등등의 일들이 존재했다. 예를 들면 자판기 업체에서 계약을 위해 운영위 대의원에게 입찰조건으로 뇌물을 건네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었다.

□ 브로커가 구속되고 사무장도 조사받고 구속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느낌과 현장 조합원들의 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대처는 어떻게 했는가?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활동가1] 노조 창립 이래 15년인데, 앞으로 민주노조 자체가 존립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다. 개인의 문제로 전체가 매도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합 돈은 먼저 본 사람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 도덕적이라는 민주적 활동가들마저도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실망이 컸다. 그러나 다른 활동가들이 위축되지 않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견물생심이라고 현찰을 보면 누구나 침을 넘긴다. 그러나 소신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활동가는 소신이 있다’고 얘기했다.
조합원들은 이번 사건이 너무 커서인지 내 말을 인정하면서도 비리를 생각하면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활동가2] 올 게 왔다. 사측은 민주라는 틀 속에서 허점을 찾았다. 어용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확인하고 공격한다. 개인적으로 당했다고 하지만 의식적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나 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쟁의가 시작되면서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운동에서 멀어져 갔다. 회사가 현장을 장악해가자 활동가들 내에 ‘사측에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노조 활동에 세련되게 유포되고 있었다. 몇 백만원 정도는 변제나 협의로 처리할 수 있었으나 이번은 액수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장 조합원들은 경악했다. 민주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어용들이 떠드는 비리 연루에 대해서 어용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조합원들은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 활동가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이번 비리 사건이 민주노조 진영의 문제이지, 사무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조합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 전반의 문제로 제기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실천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 노조 간부 비리가 발생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활동가1] 집행부는 조합원들을 대표하고 봉사하는 자다. 그런데 이런 활동가가 업체의 커미션을 받은 것은 모순이다. 돈이 오고 가는 것이 관례화된 게 문제다. 바늘도둑이 소도둑된 것이다. 제도를 고치고 그 내용을 전체 조합원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활동가2] 노조 집행기구에 오래 머물면서 비리에 연루될 수 있는 조건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노조 간부를 하는 이유가 달라졌다. 예로 후생관에서 명절날 인사차 건네주는 것, 사측으로부터 선물 받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들이 사라지고 있다.
활동이 다시 재편돼야 한다. 자본을 상대로 하는 계급적인 운동,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 현 노조 체계에서 비리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비리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 활동가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활동가1] 같은 활동가로서 나 또한 도덕이나 윤리에 대해 한편으로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활동할 때 모습보다 흐트러진 것에 대한 정비의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활동은 원칙을 지켜가며 조합원들의 권익과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진보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활동가2] 자기비판이 필요하다. 조합원 속으로 가야 한다. 반성을 넘어서서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조합원 이해와 요구에 맞는 실천이 필요하다. 이것만이 살길이다. 의식적인 무장이 확실해야 하고 정착될 때 이런 상황은 극복된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올바른 현장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꼭 대의원이 아니라도 일상 활동은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산재가 발생되면 노조에 보고하고 활동가가 책임지고 해줄 수 있는 것, 산재에 대해 선전하고 산재 없도록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체조 저지, 순회 집회 등 활동가들의 역할이 있다. 대의원이 어용에게 장악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필요하다. 파업을 위한 실천 활동이 필요하다. 파업은 많은 부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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