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 After-동강]댐 건설 막고나니 이윤논리만 흘러넘쳐

그때의 말 지금의 현실

문선영 ahimsa@kdlpnews.org
국민의 여론으로 댐 건설 백지화를 이루어낸 동강은 환경부의 무책임한 방조와 지방자치단체의 난개발 정책, 그리고 관광객의 급증으로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며 생명 다양성이 풍부했던 동강이 조금씩 오염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월 5일 김대중 대통령이 동강댐 건설 전면 백지화를 발표할 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단체들은 서둘러 동강일대를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광객과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동강을 보호하자는 주장을 전면적으로 내세웠으나, 환경부는 지정 고시를 2003년까지 유예시킴으로써 개발을 방치해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신 환경부는 2001년 10월에 영월 동강 일대를 ‘자연휴식지’로 지정, 환경보호 관리 권한을 강원도와 영월군 등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했다.

동강댐 백지화 운동 당시 강원도는 직접 도지사가 댐건설을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생태계 보전에 앞장서는 태도를 내보이는 듯 했으나, 백지화가 되고 난 이후에는 개발 정책에만 치중함으로써 실질적 보전대책은 외면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와 영월군, 정선군은 환경관리라는 명목 아래 대규모 관광단지를 비롯한 위락시설을 조성중이며, 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달 26일 “동강 상류와 불과 15km 떨어진 백운산 일대에 강원랜드가 30만평에 6.5km 코스길이의 대규모 골프장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골프장은 지난해 8월에 착공돼 현재 공정이 25% 가량 진행됐으며, 내년 10월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이와 함께 강원랜드는 정선 스몰카지노와 연계해 골프장과 호텔, 스키장, 콘도 등 위락시설을 갖춘 3백50만평 규모의 리조트를 백운산 일대에 건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강원도의 개발계획은 동계올림픽 개최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이 완공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정선군은 또한 동강 상류인 광하리-귤암간 2.4km에 이르는 편도 1차선에서 폭 8m의 왕복 2차로 확장 및 포장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도로는 대형스키장과 골프장의 리조트가 건설되는 동강상류 가리왕산 일대와 태백 카지노 단지를 연결하는 코스로 정선군이 동강을 대표하는 식물인 동강할미꽃의 군락지를 파괴하고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다.

관광객의 급증도 환경 훼손에 한 몫으로 크게 자리잡고 있다. 동강은 현재 여름철마다 전국에서 밀려드는 래프팅 이용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동강 최초의 래프팅은 환경단체들이 동강의 절경과 자연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캠페인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동강의 사행천이 래프팅의 적소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관광객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여 2000년 6월에서 8월 사이 22만5천여명의 행락객이 모였고, 래프팅 업소가 1999년 31개에서 지난해 80여개로 늘어났다. 특히 관광객을 위해 곳곳에 민박업소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생활오폐수가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동강에 방류돼 수질은 1급수에서 2급수로 추락했다.

동강의 오염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할 무렵, 환경부는 그제서야 지난 9일 동강 유역 65㎢에 이르는 구간을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백지화 이후 2년에 만에 고시된 결정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만시지탄’ 정책의 전형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지정된 구간은 개발을 옹호하는 주민과 지자체의 여론에 밀려 애초 80㎢에서 15㎢를 제외한 구간이었다.
[ 100호] 8.19 ~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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