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ysjung@kdlpnews.org
지난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법)이 제정되었으나 시행시기가 늦어지면서 임대료 폭등 등 상가세입자들의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8일 보호대상을 대폭 축소한 내용의 상가법 시행령안을 발표하자 민주노동당과 전국임차상인연합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 정부가 나서서 상가법 제정취지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정부의 상가법 시행령안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영길 당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법 시행시기를 1년 동안이나 늦춰 놓아 임대료 폭등 및 계약거부사태가 남발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상가법 시행령안을 무모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현실의 피해실태에 맞게 상가법의 보호대상을 대폭 확대하라”고 요구혔다.
정부의 상가법 시행령안에 따르면 서울은 보증금 1억6천만원 이하, 수도권 1억2천만원 이하, 기타 광역시 1억원 이하, 기타지역 9천만원 이하의 임차인만 보호대상에 포함했으며 시행시기인 11월 1일 이후에 계약한 상가 임대인만을 보호대상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지난 5월 1일부터 8월 1일까지 상가임대시장에 나온 2만1천7백91개 업체의 임대차거래실태를 재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상가세입자의 37%, 경기지역 주요도시 상가세입자의 53% 이상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도로변에 있는 상가의 임대료가 대부분 평당 7백만원 이상이고 상권이 발달한 큰 길가는 1천만원 이상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면도로주변의 23평 이상, 대로변의 16평 이상의 점포가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보호범위에 속해 있는 상가 세입자의 경우라고 해도 상당수가 시행령안의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어 향후 임대료가 인상될 경우 대다수의 상가 세입자가 상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임대료 인상상한선인 연 12%는 소비자물가상승율의 3배에 이르고 시중대출금리보다 3∼5% 높은 수준으로, 건물임대사업주에게 높은 임대수입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임대료의 용이한 상승을 허용해 물가상승 등 수많은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13일에는 전국임차상인연합회 소속 상인 4백여명과 함께 국회 앞에서 집회(사진)를 열고 시행령안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상인연합회의 주상순 감사는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개정을 요구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정말 상가 임대인을 보호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선근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위원장과 상인 대표 등은 이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방문해 시행령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와 상가법 졸속처리에 대한 책임회피를 비난하는 의미의 ‘오리발’을 함께 전달했다.
[ 100호] 8.19 ~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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