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7면// 현장이야기
최초의 장애인 주도 노동조합 오픈에스이노조
문상민(노동자의 힘 보건복지기획단)
오픈에스이(주)는 2001년 2월에 최민씨를 대표이사로 하여 설립한 회사다. 주요한 사업분야는 국회도서관, 중앙도서관, 국사편찬위 등의 정부 관련기관과 서울대 규장각 등 대학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자료입력작업)이다. 오픈에스이의 특징은 첫째, 일부 관리직을 제외한 노동자의 다수가 비정규직이다. 둘째, 노동자 중 장애노동자가 1/5정도 된다. 셋째, 회사가 장애인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대방과 서초, 신림 등의 작업장으로 분산되어 근무하는 노동자는 약 200명 가까이 되는데, 40명 정도가 장애 노동자다. 장애 노동자의 대부분은 1년 계약직이고, 비장애 노동자는 입찰을 따낸 사업별로 3-6개월 계약직이다. 급여는 1년 계약직인 장애노동자가 85만원이고, 단기계약직인 비장애 노동자의 경우 70만원이다. 이 사업장에서 지금 단체협약 교섭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2년 2월 사측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에 의한 임금삭감, 계약기간 축소 등의 문제로 노동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몇 명의 장애인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노조결성을 준비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올해 4월19일 장애인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오픈에스이 노동조합이 건설되었다. 오픈에스이노조는 민주노총 사무금융노련 산하의 서울경인지역사무서비스직노동조합 오프에스이 지부로 출범하였다.
교섭초기 사측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장애인들에게 고용 기회를 창출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노조출범에 대해서는 '장애인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자본주의적 이윤을 추구하지 않으며 자본가의 지위에 있지 않음'을 이유로 '장애인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 기업의 설립취지에 맞게 노조가 노사관계를 일반회사와는 다르게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노조의 위상과 관련하여 '장애인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조합활동의 기본적 목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노동자로서의 일반적인 이해보다 우선시켜야 한다'며, 노조는 장애인노조가 되어야 한다고 가입대상을 제한할 것을 노조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기초단협 안에도 장애인노동자에 대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마치 장애인을 위하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별하고 비장애인을 노조에도 가입할 수 없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국 회사는 오픈에스이 전체노동자들의 노동착취, 임금착취를 합리화하고, 전체노동자들의 단결을 가로막고 있다.
회사측의 이상한 논리들에 맞서서
오픈에스이 노조는 장애인들이 주도하여 최초로 장애인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가입대상을 장애인으로만 한정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오픈에스이 사업장은 분명히 비장애인도 노동자로서 장애인노동자와 똑같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픈에스이는 전체노동자 중 비장애인노동자가 75%나 된다. 이 사업장에서는 다른 곳과는 달리 회사측이 비장애인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수법으로 장애인노동자와 비장애인노동자를 분열시키고 노동자의 단결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번 건강검진에서 회사측이 비장애인의 건강검진을 불허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그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비장애인을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인 건강권과 노동조합의 가입조차 인정하려 하지 않는 사측에 대해서 노조는 계속적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창립총회에서 분명히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노조라는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노동조합의 주요 요구들
현재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단협체결 전 3일의 임시전임, 수화 통역사에 대한 합의 등이 이루어졌다. 교섭은 이제 노동권, 건강권 확보라는 노동자의 실제 문제로 접근하여 진행되고 있다. 현재 오픈에스이 노동조합의 주요요구는 다음과 같다.
1. 공동의 요구로서 가장 주요한 요구: 정규직 전환으로 고용보장.
2. 단기계약노동자 요구안: 비장애인에게도 장애인과 동일한 임금 지급.
3. 하위관리직 노동자 요구안: 인사원칙 확립과 승진보장.
4. 복지후생과 작업환경개선: 통근버스운행, 식비지급, 휴게실확보, 컴퓨터 업그레이드, 체형에 맞는 의자와 책상 지급, 작업공간의 확충.
고용안정보장을 위해 노조에서 요구하는 정규직화에 대한 사측의 답변은, '장애인고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고용형태가 아닌 다변화된 고용조건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경쟁적 노동시장으로의 진출이 가능한 장애인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이직·전직을 지원하고 신규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것이 장애인 고용확대에 부합하며 획일적 정규직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고 있다. 또한 비장애인 계약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DB업계의 특성상 기업의 경영현황을 고려하여 검토될 사안이며 현재 수용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면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현재 사측은 장애인노동자의 1년 계약에 월85만이라는 근로조건을 도리어 개악하려 하고 있다. 재계약장애인노동자와 신규장애인노동자들과 계약을 이전매개적 고용이라고 명명하면서'다양한 기간과 다양한 급여조건으로 장애인과 계약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논리로 임금을 기존의 85만원에서 성과급제를 도입하여 55만원∼95만원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
'오픈에스이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건강실태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지난 7월20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101호 강의실에서 열렸다. 서울경인사무서비스직노조(이하 서사노)와 민중의료연합 노동자건강사업단(이하 민의련 노건단)이 지난 5월29일부터 6월5일까지 오픈에스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픈에스이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문제를 사회적으로 밝히고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의 장을 마련하고자 토론회를 연 것이다.
조사결과, 첫째, 오픈에스이 노동자 10명중 6명은 근골격계 질환이 의심되며, 8%의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치료를 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50-77%)의 노동자가 치료를 하지 않고 있었고, '일이 바빠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30%나 되었다. 또한 약 75%의 오픈에스이 노동자가 컴퓨터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 등 안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둘째,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작업환경이 오픈에스이 사업장에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적절한 휴식시간 없이 2-3시간 연속으로 작업하는 고강도의 노동강도와 이름뿐인 휴게실, 구형 컴퓨터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 불편한 의자등 건강에 유해한 작업환경속에 노출되고 있었다. 셋째, 오픈에스이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과다한 업무량"과 "저임금으로 인한 생활적인 스트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사노 오픈에스이 지부와 민의련 노동자건강사업단은 토론회 이후에도 오픈에스이 노동자의 건강권 쟁취를 위하여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검진사업과 요양투쟁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토론회 이후 2회차 건강검진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신림사업장에서 건강검진을 하면서 사측에서 나온 팀장이 비장애인은 건강검진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건강검진을 방해했다. 비장애인까지를 포함한 건강검진은 회사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하였다. 또한 토론회 이후 회사는 노조의 건강권 관련한 요구에 대해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회사의 대책"이란 문서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밝혔는데, 휴식, 보건교육, 작업자세, 체조, 건강검진에 대한 원칙적인 언급만 있을 뿐 노동강도강화저지를 위한 핵심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응답을 회피하였으며, 작업환경개선의 문제도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노동강도 강화저지 투쟁으로서 노동자건강권투쟁이 대우조선을 시작으로 금속업종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번 오픈에스이 건강권 문제를 통해 우리는 사무직에도 근골격계 질환이 심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오픈에스이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를 통해 신자유주의 기조하에서 자본에 의한 노동강도 강화가 단지 오픈에스이 단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전체노동자계급의 문제라는 것도 확인 할 수 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