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근(노동자의 힘 조직위원장)
'전국 활동가 수련회'의 성격과 과제
8월 24일∼25일에 걸쳐 '전국 활동가 수련회'(이하 수련회)가 조치원 청소년 수련원에서 진행된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자민중회의, 노동의 미래를 여는 현장연대, 전국노동자회(준), 노동자의 힘이 공동 주최하고 민주노동자연대와 광주실천연대가 참관하는 형식이다. 이번 수련회에는 주체와 참관단체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노동현장 활동가 및 여러 부문 활동가들이 함께 할 것이며, 학생운동 활동가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수련회는 지난 1월27일 노동의 미래를 여는 현장연대, 노동자민중회의, 노동자의 힘, 민주노동자연대(준), 사회진보연대가 "2002년 정세와 민중운동 투쟁방향"이라는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마련한 이후 후속 논의를 계속 진행시켜왔던 것의 한 결과물이다. 공동토론회 이후 광주실천연대가 논의를 같이 하게 되었으며, 수련회 준비시기에 전국노동자회(준)이 뒤늦게 결합하게 되었다. 이들 조직과 단체는 그동안 논의를 통해 '2002년 상반기 노동자 민중투쟁에 대한 공동실천'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과 다른 한편에서는 '계급적 좌파진영의 조직계획과 정치계획'을 일치시키기 위한 논의를 동시에 진행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이 공개적·대중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그것도, 비록 각 조직과 단체가 내부적으로 각각 논의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하더라도 매우 제한된 형태로 진행되어왔으며, 이번 수련회가 주최 단체와 참관 단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들 사이의 논의가 아직은 충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고 있지는 못하다. 이번 수련회는 바로 이런 한계와 제한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마련되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제한적 형태로 진행되었던 논의 틀을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데에까지 이르지 못한 속에서나마 이들 조직과 단체의 활동가들 다수가 결합하고 나아가 이들 조직과 단체에 소속하지 않은 활동가들까지 참여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이들 조직과 단체들 사이의 '임의적' 수준에 머물러 있던 논의 틀을 계급적 좌파진영 내부의 '공적' 활동으로 확대·진전시켜 가기 위한 초석을 깔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노동자의 힘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수련회는 '혁신과 연대'에 기초한 '계급적 좌파진영' 내부의 '정치적 재조직화' 사업의 일환이 된다. 그러나 우리 역시 이들 기치를 노동자대중과 함께 호흡해 오지 못했다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그와 같은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지만, 이들 기치를 '개념이나 선언' 수준을 넘어 이론적·실천적으로 노동자계급의 정치활동을 뒷받침하고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도로 충분히 발전시켜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 노동자의 힘 자신의 책임이지만 포괄적으로는 '계급적 좌파진영' 전체가 처해 있는 어려움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수련회를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계급적 좌파진영' 전체의 과제로 제안하고, 같은 차원에서 이번 수련회에 참가하는 모든 동지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우리 자신의 과제로 받아 안고자 한다. 이러한 서로의 노력을 통해 그동안 분산되어 있던 '계급적 좌파진영' 내부의 활동과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끝으로 이번 수련회가 여기에 참여하는 활동가들만의 '임의적, 제한적' 정치행위가 아니라 노동자계급과 함께 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수련회에 참여하는 동지들의 의견을 모아 노동자계급과 만날 수 있는 공동의 성과물을 이끌어 내기 위한 비상한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사실 이점이 이번 수련회가 안고 있는 최대의 과제이다.
'전국 활동가 수련회'의 토론 주제
이번 수련회에서는 "한국사회변혁운동의 사상·이념적 과제"라는 주제로 1부 발제와 토의가 진행되고, "노동운동의 혁신을 위하여", "노동자 민중운동의 정치적 재조직화와 활동가 정치조직 건설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2부 발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사회변혁운동의 사상·이념적 과제"는 사민주의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당면 노동자계급운동에 미치는 왜곡과 폐해에 대응하는 문제에서부터 노동자 민중이 스스로 자신을 해방의 주체로 세워 나가기 위한 경로를 사상·이념적 관점에서 밝히는 문제가 다루어질 것이다. 이는 지난 200여 년 동안 이루어진 세계 계급투쟁의 역사적 교훈에 대한 평가, 당면한 주체정세 아래에서 제기되는 노동자계급의 대중적·정치적 단결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주축이 될 것이다. 이 주제가 갖는 의미는 지난 10여 년 간 지속된 해체와 후퇴, 방향전환의 시대를 넘어 계급정치를 재구축하고 발전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데 있으며, 사상·이념적 문제를 활동가들의 직접과제로 삼고자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시작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해체와 후퇴의 시기가 긴 만큼 발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많은 인내심과 공동의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공동투쟁과 사상투쟁의 집단적 조직화 자체가 정치적·운동적 의의를 갖는 단계에 우리는 놓여 있다.
"노동운동의 혁신을 위하여"라는 주제 또한 현재 계급적 좌파가 돌파해야 하는 주요한 과제이다. 지난 4월2일 총파업 좌절을 통해 노동운동, 특히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운동 위기에 대한 대중적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조합주의와 개량주의 그리고 관료주의의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자본의 현장통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노동운동에 대한 통제와 탄압의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노동운동의 혁신을 위하여'라는 주제에서는 노동운동·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총론적으로 검토하고 극복방안에 대한 문제가 다루어진다. 각론으로는 '민주노조운동의 전국센타인 민주노총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가질 것인가?', '산별운동에 대한 전망과 태도의 문제', '현장조직운동에 대한 진로모색과 태도의 문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대한 태도', '선진노동자의 조직화 방안' 등 당면 우리들의 실천과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들에 대한 공동의 모색과 실천을 강화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사업장, 지역활동의 경험을 가진 활동가들간의 교류와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지 않고 공동의 실천방향을 만들어 가고 나아가 실천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까지도 진지하게 검토될 예정이다.
"노동자 민중운동의 정치적 재조직화와 활동가 정치조직 건설을 위하여"는 앞의 두 주제를 근거로 하여 운동주체의 문제를 직접적인 토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노동자 민중운동의 발전계획에는 운동주체의 조직화문제가 포함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는 주체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정치조직건설 - 정치적 재조직화의 배경과 과제에 대한 것', '건설될 조직의 상과 과제에 관련한 것', '건설의 경로와 방법에 대한 것' 등이 주요 내용으로 토론될 예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상호 의견 차이는 그 동안의 논의에서 사실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차이가 적대적 성격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짓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완성도 자체의 지체에 따른 공백이 있는가 하면, 사용하는 관념(개념)의 차이로부터 오는 편향도 있으며, 계급운동의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차이가 아직은 분명하고, 투명하게 구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주제에서는 부분적 차이와 공동의 과제를 분별해내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공개적인 논쟁을 행할 만큼 솔직하고 대담한 용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변혁을 위한 행동에 직접 가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방법을 결정하는데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공개적인 논쟁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제기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과 구체적 이해가 결여되어 있는 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럴 경우에 작고 부분적인 이익을 위한 하나의 시도조차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가 힘들뿐 아니라 체계적이고 정확한 행동을 준비하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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