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하청 월평균 94만 7천원, “노조 필요하다” 83.8%
‘현자노조 미조직특위’ 설문조사 ― 하청 노동자를 조직하고 투쟁주체로 세워야
정규직 노동자들과 한 라인에서 똑같이 일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미조직특별위원회는 2002년 5월 10일부터 15일까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8월 8일 ‘사내 하청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이하 보고서)’로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는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및 노동관계법 위반사례에 대해서 알아보고 하청노동자의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 공장에 걸쳐 500명의 표본조사를 통해 그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 보고서가 현대자동차라는 특정한 사업장에 한정된 것이며, 이것으로 전체 하청노동자의 실태로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의 처지나 실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본과의 역관계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수치로 나타난 표본조사가 의미하는 것을 수치 그 자체로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높은 이직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근로계약 체결기간은 △4~6개월이 39.8% △1년~1년6개월이 46%로 나타났다. 2년 이상에 대해서는 단 3%로 극히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2년 이상 근무하면 직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상황을 사측에서 교묘하게 피하기 위한 의도이며, 또한 경기변동에 따른 노동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노동력 유연화 정책으로 인한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고용불안을 야기해 근속년수를 묻는 질문에서 14.8%만이 근속년수가 2년 이상이라고 대답해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에 계속 근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계속 근무할 것이라는 대답이 51%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높은 이직률이 나타나는 것은 하청노동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청 노동자의 고용형태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측은 경기변동에 따라 노동력을 마음대로 조절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실직 등으로 인해 하청노동자가 끊임없이 양산되는 등 고용불안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하청노동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하루 평균 10.53시간 △주당 평균 57.32시간 △한달 근무일수는 20~24일 34.1%, 25~29일 61.6%로 평균 24.9일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법정 노동시간(주 44시간)보다 주당 13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간당 임금은 △2100~2300원 22% △2300~2500원 46.1% △2500~2700원 26.1%로 평균 시급 2426.23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평균 임금은 94만 7천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종합적으로 보면 하루 10시간 근무와 월 2~3회 정도 특근을 해야 100만원 정도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청노동자의 한 달 평균임금은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 98만 9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실제로 하청노동자들이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96.5%의 압도적인 수치로 ‘적은 임금’을 지적하고 있다.
항상적인 고용불안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내놓은 최소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은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위협하고 있다.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하청노동자
근로기준법의 제8장 재해보상을 보면 산업재해로 인한 비용과 보상, 요양을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노동조건은 최소기준으로 하청노동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산재를 당하면 어떻게 처리되는가라는 질문에 △자비로 치료받는다는 대답이 21% △공상처리가 37.1% △산재처리를 받는다는 대답이 38.1%로 나타났다. 하청노동자의 58% 정도가 여전히 산재처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산재 후 어떻게 처리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치료 후 복직된다가 68%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치료기간 결근처리가 21% △계약해지 또는 해고가 11%로 드러났다. 하청노동자는 아직도 32%가 산재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산재 노동자는 계약해지 또는 해고, 결근처리 등의 위협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 위축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현장에서 느끼는 노동소외
현대자동차 정규직 조합원은 3만 7천명에 달하고 있다. 하청노동자의 수치는 정확히 계산되지는 않지만 하청비율 16.9%라는 고용안정합의서보다 훨씬 넘는 1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직영노동자의 일이 점점 더 많은 부분 하청노동자의 일로 대체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규직 노동자가 꺼리는 일인가라는 질문에 52.3%가 그렇다고 대답하고 있다. 이것은 정규직 노동자가 꺼리는 일을 중심으로 하청노동자에게 이전되어 온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 느끼는 차별은 하청노동자에게 노동소외를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러한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불만이 자본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직영노동자를 향해 즉자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는 이미 조직된 노동자의 집단인 정규직 노동조합에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고 현장에서부터 투쟁을 조직해 가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투쟁을 이끌어갈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고용불안, 생존권 위협, 기본권 박탈, 노동자 차별은 노동자의 단결을 위한 조직을 절감하게 한다.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 역시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투쟁을 만들어갈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1.5%만이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매우 필요하다에 58.6% △필요하다에 25.2%가 응답하고 있어, 83.8%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가입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가입할 의사가 있다 76% △가입하지 않겠다가 24%로 대답해 전체적으로 가입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스스로 권리를 되찾고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필요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하청노동자 투쟁은 말로만 준비되었을 뿐 실질적인 흐름이 만들어 진 것은 거의 없다. 설문조사는 결국 설문조사로서 의미를 가질 뿐이다.
이제 하청노동자의 실태를 조사하는 것을 넘어서 하청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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