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이라크 공습, 미국 제국주의의 전쟁기도를 분쇄하자!

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지난 9.11 테러 직후 부시의 행적은 코미디였다. 이른바 보안규칙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안전을 위해 전용기 속에서 10여 시간을 허비한 후, 테러의 배후로 사담 후세인을 지목하였다. 또한 미 전역에서 탄저 테러가 발생하자 그 배후로 이라크를 지목하였다. 이라크와 사담 후세인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을 찾으려는 부시 일당의 노력은 눈물겹도록 집요하다.
어쨌든, 9.11 테러로 가장 커다란 정치적 이익을 본 부시는 "테러에 대한 전쟁"이라는 미명 하에 대대적인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감행했지만, 탈레반 정권의 축출 이외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정권은 자국내의 애국주의적 정서를 이용하여 대테러전쟁을 이라크전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부시정권의 술수: 전쟁의 기정사실화!

부시는 자신은 물론, 럼스펠드 국방장관, 파월 국무장관,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 측근들의 입을 빌어 이라크 공습의 불가피성을 되풀이하여 언급함으로써 국내외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공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습의 구실이나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처음에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유엔무기사찰에 대한 비협조를 거론했지만, 전문가들의 증언과 이라크 측의 외교적 노력으로 궁지에 몰리자, 부시일당은 말을 바꾸어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제거가 명분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레바논 베이루트 아랍연맹 정상회담 이후 이루어진 아랍권의 화해와 관계개선으로 이 지역의 전쟁위협은 감소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의 이라크공습에 대한 확고한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러시아도 일방적인 이라크 공습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내에서도 이라크 공습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를 지적하는 여론의 질타가 계속되고 있다.

왜 이라크인가?

지난 1991년 걸프전쟁으로 10만명 이상의 이라크인이 사망했다. 이른바 사막의 폭풍작전에서 미군은 42일간 88,500톤의 폭탄을 이라크 전역에 퍼부었다. UN 무기사찰을 조건으로 휴전한 이후에도, 10년 넘게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100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극심한 궁핍 속에서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했다. 그 결과 비인도적 이라크 제재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국내외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시정권은 왜 전쟁을 고집하는가? 이미 이라크가 전투력의 90~95%를 상실하였고, 따라서 전혀 군사적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사찰단의 증언도 불구하고, 부시정권은 왜 전쟁공세를 고집하면서 횡설수설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제국주의의 목표는 그들의 말대로 중동지역의 안정화와 전략적 자원, 즉 석유의 보호이다. 막대한 석유채굴로부터 초과이윤을 착취하는 미국와 영국의 석유독점자본의 이해, 또한 지역분쟁으로 인한 막대한 군비수출에 의존하는 미국의 군수독점자본의 이해, 바로 이것이 전쟁의 배후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라크는 1958년 혁명 이후 1972년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나라이다.
따라서 이라크에 대한 제국주의적 선전공세는 대부분 이라크에 대한 자본의 복수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정부와 언론은 이라크의 화학무기를 물고 늘어지지만, 사실 걸프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이라크가 아니라 미국이었다. 1998년 12월 이라크에 대한 기습공습이었던 사막의 여우작전은 클린턴 정부의 정치적 술수였다.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한 클린턴은 무기사찰에 꼬투리를 잡아 사찰단을 철수시킨 후 무차별폭격을 감행함으로써, 또한번 여론흔들기를 공작적으로 이용했던 것이며, 그 피해자는 바로 이라크 민중이었다.

반전-반제국주의투쟁을 조직하자

9.11 테러로 급격히 위축되었던 반지구화운동은 올 1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제2차 세계사회포럼과 3월의 바르셀로나투쟁을 계기로 동원력과 투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의 총파업, 영국 공공부문 파업 등 중심부 노동자계급운동의 변화 움직임은 비록 사민주의적 합의구조 자체에 균열을 내지는 못했지만,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선 노동자계급투쟁의 전면화와 확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과 관련하여, 영국과 호주의 반전시위를 제외하면 각국의 민중운동은 위력적인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4월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슈로 한 미국의 반전평화시위는 일종의 우회로를 통해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부시정권의 반동적 애국주의 공세를 뒤집어엎을 만큼 강력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반대하는 전세계 노동자-민중운동은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공세가 본질적으로 지구화 공세의 또다른 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 하에서, 강력한 반전평화=반제국주의운동으로 확장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전쟁기도를 저지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의 개발, 대중투쟁력 제고와 국제연대투쟁의 조직 등 당면과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노동자계급의 국제연대운동 역시 이러한 과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이라크 민중의 고난은 우리 노동자계급의 고난이기도 하다. 이성을 잃은 미국 제국주의의 총구가 언제 한반도로 향하지 않으리라고 그 누가 단언하겠는가? 그러나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은 단순한 반군사주의 투쟁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또 이 땅에서 벌어진 사안으로 국한되어서도 안된다. 미국이 지배하는 초국적자본의 안전을 위해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아닌가? 단위사업장의 문제, 산별노조의 이해를 뛰어넘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반제국주의투쟁을 조직해 나갈 때 자본주의의 지양의 가능성이 역사의 지평에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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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미국 , 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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