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노동의 미래를 여는 현장연대)
노동조합은 노동조건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동의와 단결 속에서 건설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동아자동차 운전학원 노동조합은 조금 다르다. 중간관리자의 권위주의, 사용자의 전횡에 대해 노동자들의 인격을 지켜내고자 하는 현장노동자들이 지난해 6월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했다.
그때를 회상하는 김형우 지부장은 "노동조합이 결성되면 사용주와 노동자들의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이 조합원들에게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결성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해고 통지서가 날아오는 순간 이 싸움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바로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벌써 1년이 되었다. 요구도 단순하다. '노동조합 인정하라! 노동조합활동 보장하라!' 천막농성이 장기화되고 15명으로 시작된 노동조합 활동이 1년을 경과하면서 지금 남아 있는 조합원은 단 둘뿐이다. 이태식 사무국장은 "난생처음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했지만 조합원들이 하나 둘 떠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사용자에게 분노하고 한편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뒤따랐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조합 간부들이 경험해 보았던 그러한 상황이 동아자동차 노동조합에도 그대로 복사되는 순간이 아닐까?
올 새해가 시작되면서 김형우 지부장은 노동부 앞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추운 겨울에 20일이 넘는 노상단식농성이었지만 아마도 그때만큼 신나는 투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전혀 힘들지 않았죠. 다만 이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을 지켜낼 수 있을까? 는 생각들은 나를 괴롭게 했습니다." 2월에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지부장에 대한 부당해고,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지난 6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이 모든 것이 기각돼, 그들은 노동조합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을 지키는 일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것보다 더욱 힘듭니다. 이게 나에게는 운동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 투쟁은 계속됩니다." 이태식 사무국장의 말이다.
지금 이 두 동지들은 신문배달을 하고 일반노조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투쟁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자신들의 현장문제 뿐만이 아니라 다른 현장의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고 지난 투쟁의 경험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 두 동지들의 한결같은 신념이 있다. "1년 동안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통해 모든 투쟁의 현장에 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지역의 환경문제, 농민투쟁, 장기사업장연대투쟁, 투쟁이 시작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죠. 그 중에서도 중소, 영세, 비정규직 사업장과의 연대 투쟁은 이후 평생 우리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같은 처지나 관계 문제가 아니라 이 동지들과 만나면서 민주노총의 정신이건 노동자의 정신이건 바로 이들을 노동운동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만큼은 평생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김형우 지부장은 말한다. "처음에는 노동조건 개선 등의 노동조합 활동을 머리에 그렸는데 지금의 노동자의 문제가 사회적 변화 없이 가능하지 않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죠. 여기 매몰돼 버리면 언젠가는 자기발등을 찍는 결과가 올거예요. 이론적인 것은 많이 모르지만 1년 투쟁을 통해 배운 것이 이겁니다."
중소, 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이 두 동지들은 거듭 강조한다. 부탁의 말도 빼놓지 않는다. "자동차 운전학원 노동자들의 경우 하루 12-15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지만 임금 수준은 100만원에서 150만원 수준으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전국적으로 60여 사업장 중 12개 사업장이 파업과 투쟁을 했을 정도로 사용자는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마 다른 중소, 영세 사업장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금 당장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는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해주기를 바랍니다." 이 두 동지는 자기 사업장 문제를 말하는 것에 인색한 사람들이다. 다른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더욱 관심 있어 하고 분노하는 두 동지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