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 전국 민심기행-수도권]‘끼리끼리 꿍짝꿍짝’ 뭔 소린지 모르겠다

수준 이하 코미디 "대권 향한 밥그릇 싸움에 불과"

이지안 윤재설 정용상 기자
“민주당의 신당창당은 한마디로 정치적인 ‘쇼’에 불과합니다. 노무현의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그거 끌어올리기 위한 장난질이라구요.”(김상렬·38·일산)

“구시대 정치인들 모아서 신당 만든다고 이미 떠나버린 민심이 되돌아온답디까? 세상은 바뀌는데 정치는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이고….” (김상기·58·노점상)

“그놈이 그놈인데 신당 만든다고 해서 나아질 게 있겠어요? 지들끼리만 앉아서 꿍짝꿍짝 하는 거지. 그 사람들 말은 왜 그리 자주 바뀌는지, 신문을 꼼꼼히 읽어봐도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고….” (조덕휘·43·미아동)

정치권 신당 창당 움직임을 바라보는 수도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자가 만나본 주민들 대부분은 정치권의 신당 창당에 대해 ‘터무니없는 꼼수’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택시기사 김춘범(50·북가좌동)씨는 “이런 식으로 정당 만드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느냐”며 “요즘 손님들에게 물어보면 ‘코미디’라는 평이 대부분”이라고 주위 민심을 전했다.

인천 구월동에 거주하는 박응휘(44·자영업)씨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정치인들 이합집산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으며, 경기도 안산역 앞에서 수건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36)은 “서민을 위한 방안을 제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미지만 바꾸려고 한다”며 정치권의 신당 논의를 비판했다.

이같은 반응은 지역 공무원이나 시민사회단체 상근자들에게도 나타났다. 참여연대의 안진걸 간사는 민주당의 신당 창당 논의가 “대권을 향한 친노-반노 그룹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점철돼 있다”고 말했으며, 성남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오로지 대선만 바라보고 정권만 잡자는 생각일 뿐 정강정책 조차 없는 신당론이 우습기만 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종로구청의 박아무개씨(35·공무원)도 신당 논의를 일삼는 정치인들에 대해 “DJ와의 차별화를 말하면서도 여전히 기존의 세불리기와 정치적 공간확보에 여념이 없다”면서 “국민들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수도권 주민들은 특히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국민경선제’를 뒤흔들며 국민을 전혀 고려치 않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점에서 더욱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제기동에 거주하는 유영선씨는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아 놓고 이제와서 바꾸겠다는 말을 하겠냐”며 “자기들 표만 갉아먹는 한심스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지지자일수록 이런 반응이 많았는데, 노무현 지지자라고 밝힌 서인희(33·인천 문학동·회사원)씨는 “국민경선으로 뽑아놨으면 노무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를 생각을 해야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이런 식으로 짬뽕 정당을 만든다면 기존의 노무현 지지층도 이탈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번 신당 논의가 민주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장성혁(31·가스산업신문 기자)씨는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민주당이 이번 신당 논의와 같은 갈등을 빚는 건 당연하다”면서 “이인제 등 민주당내 보수세력이 분리해 나간다면 민주당의 색깔을 분명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신당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송파구 공무원인 이아무개씨(33)는 “몇 달 전까지만해도 한나라당 집권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는데 병역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이 이번 신당 작업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면 올 대선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력한 제3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의 신당 참여 및 대선 행보와 관련해서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그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현재 지지도가 높지만 실전에서 그만한 득표율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구윤옥(43·공항동·주부)씨는 정몽준의 인기에는 거품도 있을 것”이라며 “이회창은 싫어하는데 노무현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정몽준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101호] 8.26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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