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아 dodani@kdlpnews.org
문선영 ahimsa@kdlpnews.org
지난 97년 대선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TV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81.1%가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후보자들을 알게 하는데 도움이 된 방법에서도 유권자의 절반 정도인 49.8%가 TV나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예비)후보들에 대한 TV토론은 법정 TV토론과 각 방송사별로 실시하는 TV토론으로 나뉜다. 현행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97년 개정)은 공영방송사 공동으로 대통령선거 60일전까지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설치, 후보들을 초청해 3회 이상 토론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97년 대선 당시 마련된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르면 △원내 교섭단체 보유 정당의 대통령 후보이거나 △후보등록 이전 10일간의 여론조사 결과 평균지지율 10%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를 초청후보자 선정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각 방송사들도 선거 1백20일전부터 자율적으로 후보를 초청해 토론을 벌일 수 있다. 현재 각 방송사들은 자체 선거방송보도준칙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 초청후보자 범위를 원내교섭 정당 후보(KBS의 경우 원내의석 10석 이상의 정당후보)와 여론조사 결과 평균지지율 5% 이상을 얻은 후보자로 한정하고 있다.
문제는 ‘초청후보자 선정기준’이다.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구성된 뒤에 초청후보자 선정기준을 새롭게 만들도록 되어 있긴 하지만 97년에 마련한 기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방송사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예측이다. 각 방송사들이 실시하는 TV토론 역시 ‘여론조사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민주노동당이 포함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MBC ‘100분 토론’의 김학희 부장은 “민주노동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을 제치고 8%를 넘었기 때문에 여야후보와 함께 권영길 후보도 충분히 초청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BS ‘토론공방’의 이은종 차장은 “민영방송은 특별한 초청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며 “지방선거 지지율로 후보 참여를 결정하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권 대표의 포함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회피했다.
KBS의 경우 지난 16일 열린 공정방송위원회(노사 각 5인씩으로 구성)에서 노조 쪽이 선거방송준칙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다. KBS노조 공정방송추진위 황상길 간사는 “TV토론 초청대상과 관련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 혹은 직전 선거에서 5% 이상의 지지를 받는 정당의 후보로 준칙을 개정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황 간사는 “민주노동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8%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제3당으로 자리를 굳혔으나 현재 출입기자조차 두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시급히 민주노동당에 출입기자를 배정하고 보도에 있어서도 제3당으로서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회사로부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언론노조 김용백 위원장은 “방송사의 과열경쟁과 전파낭비를 방지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서도 대선토론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언론노조 차원에서 각 방송사노조와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KBS, MBC, SBS, YTN 등 방송4사 노조 관계자들은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TV토론 초정자 기준을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서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 정당’으로 바꿀 것을 각 방송사측에 정식 요구키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은 “현재의 선거보도준칙은 방송사가 국민의 여론과 무관하게 임의대로 설정해 진보정당과 소수정당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다양한 정치적 선택을 위해서도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대표는 반드시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1호] 8.26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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