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 ahimsa@kdlpnews.org
한국마사회의 무원칙한 구조조정이 무고한 직원들을 강제적으로 해직시킨데 데 이어 구조조정 담당 관리자마저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한국마사회의 김종신(45) 감사실 처장은 지난 14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장 5층 관람석 난간 15m 아래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김처장에게는 부인과 16살 된 딸이 있다.
그의 죽음은 이 정권 들어서 몰아친 ‘노동자 짜르기’ 중심의 구조조정이 짤리는 사람은 물론 반대편에서 명령을 수행한 사람들도 피해자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음을 말해준다. 노동자에게 무자비했던 김대중 정권의 구조조정의 폐해는 수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채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김처장은 98년 마사회 구조조정과 관련해 당시 인사과장으로서 검찰 조사와 노사 공동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에서도 수차례 조사를 받아왔다. 마사회의 인력구조조정은 당시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를 지낸 오영우 회장과 아태평화재단에서 기용된 인사들이 주도해 정치성향과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진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때 김처장이 맡은 업무는 ‘무원칙한’ 해고사유를 ‘합리적’으로 작성하는 일이었다. 김처장은 지난해 12월 사측에 의해 강제적으로 퇴직당한 직원들이 낸 소송에서 약식 기소처분을 받고, 벌금 5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같은 감사실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최근 들어 김처장을 직원식당에서도 통 볼 수 없었다. 조사 기간 내내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사람들과 부딪치기를 꺼려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감사실의 또다른 직원은 “그토록 가정을 소중히 여겼던 분이 죽음을 결심할 때는 생전에 고통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김처장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그분이 물론 구조조정의 실질적인 책임자로서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적으로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과는 다른 마사회는 사실상 구조조정의 대상에 포함될 필요가 없었다. 정부의 획일적인 구조조정 ‘광풍’이 마사회에도 불어닥친 것인데, 이것이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낙하산 인사에 의해 지극히 편파적이고, 절차상으로도 부당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노동조합 노병준 위원장은 “대부분의 구조조정 관계들이 검찰조사 등에서 허위진술을 하거나 입을 열지 않는데 반해 김처장은 유일하게 진실한 진술을 했던 사람”이라며 김처장이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측의 사전 모임이 있었고, 인사과에서는 정리 대상자 선정을 위한 객관적인 평가자료조차 작성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회사측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처장의 죽음이 회사 내에 알려지자, 직원들은 경조금을 모금해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현재 사측과 노조는 김처장의 죽음을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재해’로 보고 재해 인정과 유족들의 보상금 마련에 대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인사구조조정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의 발표는 이번 달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 101호] 8.26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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