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인터넷 내용규제권한 포기 못해

인터넷 검열반대 공대위 "정통부 개정안, 헌재 판결 위배"




지난 26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회의실에서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7일 현행 전기통신 사업법 53조에 대해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이 너무 불명확해 자의적 판단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 △ 집행기관인 행정부의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급거부, 정기, 제한명령을 규정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위헌 판결했다.

이에 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26일 위헌 판결된 전기통신 사업법 53조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바뀐 개정안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시민사회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날 공청회는 정보통신부 김대희 정보이용과장의 발제로 시작했다. 김 과장은 개정안을 9월말 국회에 상정해 올해 안에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또 "53조를 개별화 명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53조 개정안 골자는 △불온통신의 단속규정을 현행법상 불법 정보로 한정하고 (53조 1항) △정보통신부 장관의 명령권행사의 대상이 되는 전기통신사업자 및 전기통신 이용자에게 사전에 의견제출권을 부여한다고 말했다.(53조 3항)

발제가 끝나고 토론자들은 주로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내용규제 권한을 주는 53조 2항을 비판했다. 민변 김기중 변호사는 "헌재 위헌 판결은 정통부 장관이 내용 통제권을 갖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정통부 장관이 규제하는 것이 바뀌지 않았다"라며 개정안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용규제권한을 갖는 것은 사실상의 검열"이라며 개정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
다. 이용자의 의견제출권에 대해서도 의견제출권을 인정하지 않는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검열반대 공대위 장여경 정책실장은 "신문, 방송도 행정부 규제는 최소한으로 그치는데, 개정안은 행정부의 검열에 반대한 헌재의 판결취지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의 최영호 변호사 역시 "인터넷은 표현 지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검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청회에서는 행정부가 불법내용을 판단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덧붙여 공청회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을 불법통신으로 규정한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많다는 점, 또한 사실상의 검열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희 과장은 '아직 민간자율 규제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이르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정보통신부의 내용규제권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공청회가 끝나고 인터넷 검열반대 공대위 장창원 운영위원장은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인권하루소식 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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