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노동운동 탄압 왕국

노조탄압 양상 분석 : 민주노총의 경우

박점규/현장기자ㆍ민주노총 조직차장  parkjk@nodong.org
짧은 기대와 오랜 ‘전쟁’. “40년 노동자 친구”라고 취임 초에 말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노동자들은 결코 행복한 만남을 갖지 못했다. 행복은커녕 매우 적대적 관계로 막을 내리고 있는 중이다. 구속자 급증, 구사대·용역깡패 등장, 가족 친지까지 손해배상 청구, 끊임없는 부당노동행위 등 과거 정권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현장 노동자들은 오히려 전 정권들보다 더 심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공권력 투입ㆍ지도부 구속

민주노총 산하 주요 노조의 파업을 앞두고 꼭 열리는 정부 회의가 있었다. ‘사회관계장관 대책회의’가 그것이다. 회의결과는 늘 같았다. “엄정대처.” 우선 노사협상을 지켜보는 척 하면서 투쟁 현장 주변에 경찰을 배치시킨다. 노조 지도부에 대해 출두요구서를 계속 발부한다.

곧바로 체포영장을 받아 경찰병력을 투입해 농성노조원을 해산시키고 지도부를 투옥시킨다. 이렇게 경찰병력이 투입된 사업장이 만도기계노조, 조폐공사노조, 롯데호텔노조, 사회보험노조, 울산효성노조, 대우자동차노조, 세원테크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발전산업노조….

정부는 경찰병력 투입설을 흘려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만으로 이미 절반의 승리를 거둔다. 많은 노조들은 경찰병력 투입이라는 극한적 상황에 내몰리기 전에 양보교섭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1998년 현대자동차노조, 1999년 서울지하철노조, 2000년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보건의료노조 등. 이렇게 해서 김대중정권 5년동안 구속된 노동자가 8백명이 넘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2002년 8월 29일 열린 사회관계장관 대책회의 결과다. “정부는 29일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일부 병원노조의 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용역깡패 눈감아주기

노조의 손아귀에서 회사를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 구사대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름하여 용역깡패. 공권력 투입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자 사용자들은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여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해왔다.

2001년 울산 효성에 투입되어 그 명성을 전국에 날린 조직 폭력배들이 전국의 사용자들을 위해 혁혁한 공과를 세웠고 2002년 8월 25일 새벽 제주 한라병원에 나타나 병원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을 밖으로 몰아냈다. 5백여명의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패와 몽둥이로 무장하고 소화기와 고춧가루를 탄 물대포를 쏘는 용역깡패 앞에서 노조원들은 물에 흠뻑 젖은 채 방패로 찍히고 군화발에 채이고 몽둥이로 두들겨 맞아 20여명이 큰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1천3백억원 가압류 소송

공권력과 용역깡패가 아니라도 노조를 죽이는 방법이 또 있다. 손배소송과 가압류가 그것이다. 힘이 약한 노동자가 파업으로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하여 협상력을 높여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이다. 그런데 그 업무방해를 적용하여 현재 민주노총 40여개 사업장에 1천3백억원이 넘는 금액을 가압류, 손배소송을 걸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난에 찬 투쟁으로 잘 알려진 건설운송노조 레미콘 기사 22명에게 7억7천6백만원, 발전노조원 3천여명에게 2백11억원, 한국시그네틱스 노조원 91명에 임금과 주택 등 7억5천만원의 가압류, 2백37명의 울산 효성노조원에 3백66억3천만원의 가압류 손배소송 등 가압류 소송은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사용자들의 최대무기가 되었다.

산별교섭 쟁취,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직권중재 철폐, 의료의 공공성 확보라는 요구를 내걸고 5월 24일 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에 대한 탄압 내용만으로도 우리는 치가 떨리는 노동탄압을 목도하며 할 말을 잃게 된다.


2002년 보건의료노조 탄압 내용

△출두요구 1백87명 (이중 체포영장 발부 22명)
△출입금지 가처분, 진료방해 금지 등 가처분
△손해배상청구 : 19억6천만원 (공식적으로 확인된 액수)
△가압류 : 50억원
△해고 : 1백41명
△휴직, 정직, 감봉 : 1백29명
△징계위원회 회부 : 3백20명
△무노동무임금 적용, 심지어 사규에 의해 매월 마이너스 2백~3백만원 까지 추가 적용
△면담을 요구하는 여성조합원에게 3차례나 폭력테러 : 수십명이 2~8주 진단받고 입원
△인터넷상의 익명을 악용하여 노조간부에 대한 사이버 테러
△파업참가 조합원이 친척이라는 이유로 임시직 노동자 일방적 해고
△파업참가 조합원과 가족에 대한 진료 거부
△가족과 친척, 문중, 교수, 동문 등 모든 인간관계를 동원한 복귀공작과 징계해고 협박
[ 102호] 9.2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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