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아 dodani@kdlpnews.org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새로 선출된 부위원장들 가운데 유덕상 부위원장을 위원장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유 위원장직무대행은 민주노총 사무실 출근을 시작한 지난달 28일 강남성모병원을 방문한데 이어 29일 제주 한라병원을 찾는 등 파업사업장 방문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인터뷰는 29일 오전 병원파업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이루어졌다. 유 위원장직무대행은 직대 지명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진보정치>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 위원장직무대행을 맡게 된 소감은?
= 힘든 과제들이 많이 놓여있다.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 지난 5년간의 김대중정권의 노동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핵심은 노동유연화 정책이다. 김대중 정권은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노동유연화 정책을 광범위하게 펼쳐왔다. 과거 정권이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있어서 일정한 타협방식을 취했다면 김대중정권은 노동배제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김대중 정권은 반노동자적 정권일 수밖에 없다.
△ 선거유세 때 민주노총이 지금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위기인가?
= 첫째, ‘신뢰’의 위기다. 지도부와 조합원들간에 간극이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지도부가 현장조합원들의 정서를 읽지 못하고 있고 투쟁동력을 의심한다. 그러니까 상층부의 교섭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반면, 조합원들은 지도부가 관료화되어 있다며 불신이 팽배하다. 지도부가 조합원 곁에 먼저 다가가야 한다. 앞으로 현장순회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새 지도부가 임기 시작과 함께 파업사업장부터 돌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둘째, ‘계급’적 위기다. 임금노동자 1천3백20만명 중에서 비정규직이 8백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60만 조합원 중에서 비정규직이 2만명(3%)도 채 안 된다. 이런 상황이니까 민주노총이 대기업, 정규직 중심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대변자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 ‘민주노총 혁신과 노동계급 대단결’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 조직의 새로운 규율과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직선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조직 내에 공감대가 이루어진 상태인데 이제 이를 실천할 단계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민주노총의 위기가 노선의 차이 때문에 온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이다. 따라서 그 내부에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폭넓게 사업을 배치하면서 그 사업 속에서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녹여내야 한다. 최근 민주노총이 부문운동으로 전락했다, 이익집단화되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는 등의 지적이 많다. 노동문제뿐 아니라 통일, 여성, 환경, 이주노동자 등 폭넓은 사업을 통해서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시켜야 한다.
△ 하반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 일단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또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주5일제근무 등 법, 제도개선 투쟁에 주력할 계획이다. 노동법이 개악되지 않는 속에서 주5일제를 쟁취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구지정 법안은 노동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이다. 경제특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흐름이 전 산업에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대응해나가야 할 문제다. 이미 11월 노동자대회, 농민대회 등의 일정이 잡혀 있고 민중연대 차원에서 대규모 대중투쟁을 계획해나갈 계획이다.
△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 진보진영의 후보가 단일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도 나름의 역할과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민주노총은 대선을 노동자 정치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장으로 삼을 계획이다. 최근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했는데 고무적인 현상이다. 민주노동당이 멀리 내다보고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 당장의 선거만이 아니라 지지층을 넓고 두텁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가고 있지만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그 대안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에서 당락을 떠나 앞으로 정당 지지도에서 1등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과 민주노총이 과거보다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어제(28일) 단병호 위원장과 면회를 했는데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
= 민주노총이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들이 많다보니 안에서도 무척 고심하고 계시더라. 밖에 있는 임원들이 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만간 단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노총 임원 선출
여성ㆍ비정규직 다득표
4.2총파업 유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사퇴했던 민주노총이 유덕상 위원장직무대행과 이재웅 사무총장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집행체계를 갖춤으로써 향후 지도력과 조직력을 어떻게 복원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7일 영등포구민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6명의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새로 선출된 부위원장들은 2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단병호 위원장을 면회하고 향후 민주노총 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면회에서 단 위원장은 유덕상 부위원장을 수석부위원장으로 지명, 규약에 따라 유 부위원장이 위원장직무대행 역할을 맡게 됐다.
유 위원장직무대행은 사무총장직무대행에 이재웅 부위원장을 선임했다. 또 여성위원장에 이향원 부위원장, 정치위원장에 김형탁 부위원장, 통일위원장에 신승철 부위원장, 미조직특위장에 홍준표 부위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과거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이 많이 출마했으나 비교적 ‘조직표’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 그간 민주노총 내에서 무게가 실리지 못했던 여성과 비정규직쪽에서 각각 후보가 출마해 높은 지지를 받음으로써 대의원들의 기대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102호] 9.2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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