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안 mulu@kdlpnews.org
문선영 ahimsa@kdlpnews.org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개발사인 노바티스가 이 약의 국내공급 가격을 여전히 원가의 30배 이상인 2만4천원으로 주장해 환자들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약효가 동일하고 부작용이 없는 글리벡 복제약이 부담없는 가격에 공급될 가능성이 한층 더 현실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의 한 제약회사가 글리벡 복제약을 캡슐당 4백80원에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민중의료연합에 전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2만4천원의 1/57.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고시한 1만7천8백62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민중의료연합 공공의학센터 김동숙씨는 “그동안 연대활동을 펼쳐왔던 국제보건단체들을 통해 이윤을 최소화시키고 복제약을 공급하겠다는 인도의 제약회사와 연락이 닿았다”며 “현재(8월 26일) 글리벡 공대위 대표단 3명이 인도로 파견돼, 제약사 2~3곳과 복제약 수입 건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동안 인도 뭄바이의 제약회사를 방문, 복제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후 실질적인 수입 가격협상과 함께 수입여부 및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글리벡 복제약의 식약청 인허가를 위한 자료 수집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달 약값으로 거의 2~3백만원씩을 부담해온 환자들은 “복제약이 수입되면 가계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글리벡 문제 해결을 위해 강제실시권 발동을 촉구해온 보건의료 시민단체들 또한 이번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글리벡 복제약이 한국에 수입되려면 정부가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를 허용하거나 식약청의 복제약 인허가가 필수적이어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복제약이 공급될 시기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강제실시는 특허법에 의거해 특허청의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데, 지난 1월 글리벡 공대위가 청구한 글리벡 강제실시권은 현재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심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31일 제1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글리벡 강제실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특허청의 발명정책과 이춘무 사무관 “강제실시는 보건복지부와 제약사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강제실시권 발동이 어려울 것임을 내비쳤다.
노바티스 또한 백혈병 환자 6백여명을 위한 글리벡 강제실시 요청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강제실시 조건 등을 만족시키지 않는다며 캡슐당 2만4천원의 약가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 노바티스의 배경은 홍보실장은 “강제실시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결국 “무역보복 등 국제문제로 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공대위는 정부에 강제실시를 다시금 강력히 촉구하고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는 한편, 이와는 별도로 식약청에 인도 글리벡 복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거쳐 인허가를 승인토록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혁신적 신약의 경우 선진 7개국을 기준으로 약가를 선정하는 한국의 현행제도가 특허권을 가진 다국적 제약자본에만 유리하게 작용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글리벡 공대위는 지난달 13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어 다국적 제약사의 압력에 의해 왜곡된 신약 약가 산정제도의 즉각적인 개정을 촉구했으며, 현재 특허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 102호] 9.2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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