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권과 노동운동]‘포섭ㆍ배제’ ‘분할 지배’ 적당히 구사

노조탄압 양상 분석 : 한국노총의 경우

이정식/한국노총 기획조정본부장
김대중 정권의 노동탄압 유형과 사례를 살펴보면 내용에 있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측면이 있고, 노동계 내부 또는 노동계와 국민일반 등 가능한 ‘포섭과 배제’ 또는 ‘분할지배’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 것이 눈에 띈다. 양대 노총이 연대할 때와 연대가 활발하지 못할 때, 노동탄압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노동탄압의 유형은 제도적 폭력과 경찰 공권력에 의한 물리적 탄압,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등에 의한 정책적 탄압과 이데올로기적 탄압 및 노동통제 등이 있다. 노동쟁의를 주눅들게 하고 노동자와 국민을 분열시키는 ‘가뭄’, ‘월드컵 및 아시안 게임 등 국가 행사’ 등을 이유로 한 투쟁자제론 그리고 주기적인 ‘노사화합 또는 평화 선언’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를 전제로 노동탄압의 사례를 살펴보면 뭐니 뭐니해도 신자유주의적, 강제적 구조조정의 강행이다. 공공, 금융, 대기업 노동자들이 주로 여기 해당된다. 은행합병 및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예산편성 지침에 의한 탄압, 대기업 빅딜에 의한 노동자 생존권 박탈이 있다. 일방적 구조조정에 맞선 금융 노동자들의 지난 2000년 연말 파업 투쟁은 헬기를 동원한 경찰 공권력의 무자비한 침탈로 강제 진압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조 간부가 법정 구속까지 되면서 실형선고를 받았다. 당시 한국노총의 분노는 ‘정권타도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표현으로 대변된다. 이밖에 2001년~2002년 동안 전력 및 철도, 가스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탄압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은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 노동 기본권 보장과 관련된 탄압이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2002년 7월 29일, 아르네삼성(주) 노조 설립과정서 발생한 회사측의 노조 설립신고서 탈취사건이다. 노조측의 신변보호 요청속에서 경찰의 수수방관하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더욱 충격적이다.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2001년 6월 15일 한국전화번호부 노조가 30여일째 파업투쟁을 전개하던 중 노동부 장관을 항의 방문했다.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 정부의 엄정한 법집행을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사례는 부지기수이며, 노동운동의 위기를 반영해 폭증하고 있다.

제도에 의한 노동탄압과 통제사례로 있다. 2001년 6월 12일 건교부 장관은 항공운송 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겠다고 하여 한국노총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이것은 한국노총이 석유정제 사업 및 철도 등에 대한 필수공익사업장 제외를 강력히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더욱 놀랍다. 최근의 ‘경제특구 지정’, ‘외국인 인력정책’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일반적 시민권 행사와 관련된 노동탄압이다. 2001년 6월 25일 한국노총 주최의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던 수십명의 조합원이 늑골이 부러지는 등 경찰 폭력으로 부상당했다. 합법적 집회 계획에 따른 것이었음에도 경찰의 무리한 집회 저지와 방해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밖에 양대 노총의 통일사업에 대한 각종 방해책동 등 시야를 넓혀 보면 노동탄압은 늘상적으로 전방위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102호] 9.2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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