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안 mulu@kdlpnews.org
윤재설 dllp21@kdlpnews.org
“실무자들은 노캠프에서 다 나왔네.”
“당연한 거 아닌가.”
지난달 29일 ‘정치혁명과 국민통합을 위한 개혁적국민정당 제안 국민토론회’(사진)가 열린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 1백50석 규모의 강당이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찰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은 이날 토론회가 한창인 가운데 뒤쪽에서 30대 남녀가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사평론가 유시민씨, 이용철 변호사, 유기홍 희망네트워크 실행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개혁적국민정당 추진위 실무기획단에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사회자로 나온 서동만 상지대 교수, 토론자로 참가한 문태룡 자치연대 기획단장, 김재규 전 부산민주묘역 단장, 문용식 나우콤 대표이사 외에도 영화배우 문성근씨, 만화가 박재동 화백을 비롯해 노무현 지지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실무기획단에서 공보담당 기획위원을 맡은 유시민씨의 발제. 실무기획단 내부토론을 거쳐 작성된 유씨의 발제문은 사실상 창당 제안문에 해당하는 글이었다.
유씨는 민주당을 겨냥, “내부에 부패구조를 안고 있는 정당,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지역대결을 조장하는 정당, 국민의 참여를 봉쇄하고 국민의 뜻을 무시하면서 정파의 이익을 위해 패거리를 짓는 정당이 정치개혁의 주역이 될 수는 없다”며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기존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새로운 정당의 성격에 대해 “당원들이 스스로 돈을 내서 운영하는 깨끗한 정당, 뚜렷한 정책과 노선으로 유권자를 설득해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모으는 국민통합 정당, 당원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 인터넷 베이스 위에서 청년과 여성을 포함하여 모든 유권자가 자유롭게 활동하게 하는 인터넷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유씨에 따르면, 2주전 첫모임을 갖고 이날 토론회를 준비한 추진위 실무기획단은 인터넷사이트(www.vision2002.org)를 열어 1만원의 창당기금을 내는 시민발기인 10만명을 모아 창당준비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절필을 선언하고 ‘국민후보 지키기 시민운동’을 펼쳤던 유씨가 발벗고 나선 개혁적국민정당은 유씨의 표현대로 “정강정책은 민주당의 것을, 정당의 구조와 문화는 민주노동당의 것을 합쳐놓은 정당”이다. 하지만 “한국정당사에서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정당”이라는 개혁적 국민정당은 사실상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운동’의 정치세력화로 해석되고 있다.
유씨가 이날 발제에서 “개혁적 국민정당은 민주개혁세력의 총단결을 지향하며 이번 대선에서 독자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민주개혁세력을 대표하는 국민후보로 인정한다”며 “민주당과는 열린 마음으로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노사모 한 회원은 “크게 범주화시키면 노사모, 희망네트워크, 정정당당 노무현 지지 네티즌 등으로 나뉘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기에 민청학련 세대와 옛 평민련 계열이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와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과 관련, 노무현 캠프 쪽에서는 “자발적인 움직임일 뿐”이라며 직접적인 관련을 부인하고 있지만, 유시민씨 등의 행보에 대해 어느 정도 교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유종필 공보특보는 “언론 보도 이전에 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개혁적 국민정당은 유시민씨 등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노 후보 뜻하고 맞는 것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남영진 언론특보는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이 민주당의 신당창당에 끼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노 후보 비토세력에게 압박이 될 것 같다”며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노사모의 경우도 조직적으로는 별개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동지적인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차상호 노사모 대표는 노사모와 개혁적 국민신당의 구성원과 관련, 어느 정도 교집합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면서 “노 후보를 중심으로 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개혁신당의 핵심은 네티즌의 참여. 안티조선 우리모두와 노사모, 인물과사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등이 개혁적국민정당의 인터넷 주력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실상 노무현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딴지일보>와 <오마이뉴스> 등이 합류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개혁적국민정당은 더욱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정당 추진위에는 사이트가 개설된 지 하루만에 약 4천여명이 시민발기인으로 가입했다. 노무현 후보 살리기를 목적으로 한 개혁정당의 활동은 민주당 신당 창당 과정에서 적지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노무현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정치개혁의 중심이 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상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노무현 친위세력의 ‘노무현 옹립 작전’에 다름없고 민주당의 신당창당 과정에서 노무현을 중심으로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사전행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정치개혁의 중심은 이합집산과 세불리기에 급급한 민주당의 철새정치인들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 중심의 진보정치를 일관되게 실천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2호] 9.2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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