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문화거리 육성'계획

문화 마인드 없는 도로정비시설 계획에 불과



서울 서대문구는 소비문화가 만연한 상가밀집 지역인 신촌 일대에 '신촌문화거리 육성' 계획을 5일 발표했다. 서대문구청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대학이 밀집한 신촌지역에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관광발전 도모 및 젊은이들이 꿈과 이상을 펼치는 장으로 육성'하는 것으로 이 사업의 의의를 밝혔다.

이 사업은 '신촌기차역 앞 일대를 교통광장으로 정비하여 차후에 문화거리를 조성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신촌기차역을 중심으로 동서쪽 모두 원래 광장부지인데 이곳에 건물이 들어서 있어 교통혼잡과 외국인 관광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 거리정비 사업을 통해 기차역 앞 동쪽지역에 1573평의 주차장과 각종 관광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교통광장을 설치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서쪽지역 경인4지구는 14억원으로 매입한 후 녹지로 정비할 방침이다. 경인4지구는 20년 이상 도시계획이 방치된 상습침수 저지대로 노후된 건물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 사업은 예산이 확보될 내년 하반기부터 착수하여 2005년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날 이명박 서울시장이 방문하여 사업내용을 보고 받은 뒤 예산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단 사업의 명칭을 '신촌문화거리 육성'으로 밝히고 있지만 실상 문화거리 육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거리조성 추진 배경은 '외국인 관광버스 주차공간 부재로 신촌기차역 앞 주차문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도로 무단횡단으로 사고위험이 높음'과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노후 무허가 건물 방치'이다. 이 사업의 구청담당자 역시 '이번 사업은 사실상 문화거리 육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문화거리 조성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인 문화거리 육성 사업을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이나 실질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없이 기반조성 후 내용적인 면을 고민하는 단계적 사업기획만으로는 제대로 된 문화거리 조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실상 사업의 초점도 문화보다는 관광에 맞춰져있어 '문화의거리 조성사업'으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신촌 걷고 싶은 거리' 사업의 유지관리가 현재 미흡한 상태로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번 사업 역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번 사업이 월드컵 이후로 서울 도시계획이나 사람들의 인식 속에 그간 사라져간 광장문화 복원의 출발점으로 비춰져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광장복원 사업이 문화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모두의 공간 마련이 아닌 단순한 도로교통정비 사업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 도시계획사업에서 문화 마인드가 부재한 사업 추진이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대학 밀집 지역으로 하루 30만 이동인구가 있고 특히 젊은 층이 오가는 신촌지역이 문화의 거리로 조성될 수 있도록 문화적 마인드를 지닌 전문가와 연구·기획을 보완하여 좀 더 실질적인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일일문화정책동향 문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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