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테니 포기하고 떠나라”
삼성SDI 송수근 해고자 회유문건 공개돼
삼성SDI 송수근 해고자의 부인 박미경씨가 공개한 사측의 합의서 중 일부분. 생계를 위해 빌려주는 형식으로 돈을 지급하되 향후 2년 동안 복직투쟁과 사측을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그 돈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사진>
삼성SDI 사측이 송수근 해고자를 고소 취하와 돈으로 회유하려 한 사실이 최근 송수근 해고자의 부인 박미경씨가 삼성측이 내밀었던 합의서 전문을 공개함으로써 폭로되었다.
박미경씨에 따르면 삼성SDI 사측은 송수근 해고자가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에 대한 사측의 고소에 따라 구속된 후 형량이 확정되기 직전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집회, 시위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내밀었다는 것.
송수근 해고자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대구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박미경씨가 공개한 A4용지 2매짜리 합의서(2002년 6월 11일 울산지방법원 제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첫장 1항에는 “피고소인(송수근)은 합의가 원만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한다는 자세를 보증하기 위해 일정 기간(3개월 이상) 고소인회사(삼성SDI) 인근지역(언양·울산·양산)을 벗어나 타 지역에서 안정 및 요양하도록 한다”고 적혀 있다.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으라는 협박이다.
합의서의 두 번째 항목은 “생활안정을 위한 인도적인 배려로 일금···을 지급한다”는 것. 이 돈은 합의서에서 ‘대여금’으로 표현돼 있다. 합의서는 송수근 해고자가 다음과 같은 조건을 ‘2년간’ 성실히 이행했을 때 대여금이 ‘변제’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 ㉯고소인 삼성SDI 및 고소인 회사를 포함한 삼성그룹,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그룹 임직원 등에 대하여 그 지역 및 타 지역 등에서 집회 및 시위를 통해 방송, 고함, 구호 제창 등의 행위로 고소인 및 고소인 관련자를 비방하거나 또한 비방하는 취지의 유인물 배포, 플랭카드 게시, 피켓팅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언론, 잡지, 유선통신 및 PC통신 등 매체를 통해 고소인과 고소인 관련자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 각종 단체에의 투서 등의 행위를 하여서도 아니 되며··· ”
즉 ‘대여금 형식으로 돈을 주는데 앞으로 2년간 조용히 죽어지내면 그 돈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무노조 신화를 지켜가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비인간적 탄압을 자행하다 그도 안되면 거액의 돈으로 노동자를 매수해 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데, 이렇게 합의서가 폭로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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