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건설노동자 2천 8백명, ‘49일차 파업 투쟁’
포항 이어 두 번째 단체협약 잠정합의 ― 건설일용 노동자 권리 확대에 뜻깊은 사건
파업 36일차인 8월 21일, 조합원 전체투표로 현장복귀 후 투쟁을 결정하고 출근하던 조합원 67명을 무더기 연행하자 전남도경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여수건설노조 파업은 3일 현재 49일차를 지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1,500여명의 여수지역 건설노동자들이 오랜 침묵과 굴종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파업의 깃발을 올렸다. 그리고 파업 49일에 이른 현재까지 여수지역 건설 노동자 3,500여명 중 2,8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하는 등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파업대오를 유지한 채 건설현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여수산업단지 건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경제사회적 약자로서 수탈당해 온 오욕의 세월을 박차고 이 사회의 주체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익쟁취에 나선 건설 노동자들의 인권선언이다.
또한 전국 200만 건설노동자의 선봉대요, 전국에 산재한 750만 비정규직 일용 노동자의 노동3권과 생존권 사수에 불을 지피는 불꽃인 것이다.
단협 잠정합의, 그러나 총파업 지속
노조는 8월 7일 52개항의 단협에 잠정합의 했으나, 여수지역 전기업체들이 계속 교섭에 불참해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자 단체협약 찬반투표를 무기연기하고 파업 지속을 결의하고 파업투쟁을 벌여 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는 400여명의 전기분회 조합원들도 함께 단체협약의 효력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다수 조합원들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8월 17일 총회를 열고 ‘투쟁대오 유지’와 ‘현장복귀 후 투쟁’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전체 1,546명이 투표한 가운데 46%인 719명이 ‘투쟁 대오 유지’, 53%인 818명이 ‘현장복귀 후 투쟁’에 투표함에 따라 현장복귀 후 투쟁하기로 하고 21일부터 현장복귀를 시도했다.
그러나 사용주들이 “노조가 현장에 복귀하여 시설점거 등 투쟁을 지속하려 한다”며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하고, 경찰은 4,0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하여 현장을 봉쇄하고 복귀하려던 노조원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기붕 부위원장과 김병식 투쟁본부장이 구속되었다.
이에 대해 8월 23일 여수지역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등 50여개 단체는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노동자 권리와 생계비 차원의 임금협상을 추진하고자 쟁의조정법의 정당한 절차와 파업투쟁 또한 준법투쟁으로 일관되어 왔던 건설노조에 대한 명백한 노동자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여수지역 건설노조의 정당한 파업투쟁을 지지함과 아울러 구속된 노조원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여수지역 건설노조 장기파업사태 조속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노조의 투쟁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8월 27일부터 문선식 위원장과 전남 동부지역 건설노조 위원장이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건설일용 노동자 노동권 ‘한발짝 더’
노조는 지난 8월 7일 여수지역건설업체들과 △유일교섭단체 인정 △조합비 원천징수 △주44시간 노동 △주·월차수당 지급 △퇴직금지급(1년 이상 근무시) △재하청금지 △노조창립일(2003년부터)과 노동절 및 공민권행사 등에 대한 유급 인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한 52개 조항의 단체협약에 대해 잠정합의했다.
여수건설 노사의 단체협약 잠정합의는 노동3권 사각지대로 불리던 건설일용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노동권을 한층 더 확보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주·월차 보장, 주44시간근무(초과근무수당 지급) 등은 법으로 명시돼 있지만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던 게 현실이다.
여수건설노조의 이번 단협 잠정합의는 건설산업연맹 소속 42개 지역건설노조 중 포항에 이은 두 번째로, 앞으로 프랜트 건설노동자는 물론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에게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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