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미진(한신대 민중연대위원장)
7월26일, 샘표식품 사내하청 아르바이트생으로서, 목동 까르푸 매장에 단기 판촉사원으로 파견되었다. 고용계약 당시 업무는, 신제품으로 출시된 "샘표 고추장"을 까르푸 식품매장에서 홍보·판매하는 것이었다. 물론 임금은 "샘표"에서 지급받는다.
상품 판촉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계약서에서의 판촉이라는 본 임무 외에도 상품진열, 창고정리, 주차장 시음 서비스까지 한다. 어떤 때는 판매할 상품 앞에 한번 서 있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창고를 드나들며 박스를 나르고, 상품을 진열하고, 그것도 모자라 연장근로까지 하며 상품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는 두 배의 고된 노동에 따른 신체적 고통과 파견업체에서의 매출 압력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라는 두 가지 압박이 가해진다.
판촉 노동자가 이렇게 과중한 노동을 강요받는 것은, 노동 비용 축소에 따른 정규노동자의 감원과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노동강도 강화·열악한 작업환경에 따른 까르푸 지원 노동자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파견 노동자는, 특히 아르바이트생은 노동강도가 아무리 강화되어도 파견업체와의 계약조건 때문에 노조에 가입할 수도, 쉽게 사직할 수도 없다.
따라서 까르푸 목동점은 노동조건 개선의 가능성도 없이 그저 정규노동자수만 점점더 줄어들고, 자연적으로 남아있는 하청노동자가 그 고통을 다 감당해내고 있었다.
파견 아르바이트직은 노동강화 외에 성적 수치감도 강요당한다.
파견업체에서 지급하는 짧은 스커트를 입고 매장에서 상품 판매를 해야 하는데, 이는 스커트를 입어야 매출이 증가한다는 지극히 남성주의적인 판매 전략과 여성 조차도 하나의 상품으로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같이 일하던 주류팀 아르바이트생 한명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사다리를 놓고 윗층 진열장에 상품을 진열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 아르바이트생은 자존심이 상한다며 바로 다음날 일을 그만두었다.
또한 파견업체는 임금착취에서도 거의 수준급이다. 만일, 파견노동자가 "도우미 소개소"라도 끼어서 들어가면, 자신의 일당의 반은 고스란히 도우미 소개소나 파견업체로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매장에서 같은 판촉 일을 하는 노동자들 간에도 임금 격차는 천차만별이다. 이는 너무도 유용하게 부려먹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서 더욱 심각하다.
하청업체의 의도대로 이용할 수 있는 파견노동아르바이트생, 근로 계약서와는 상관없이 자유롭게 수정·확대할 수 있는 노동강요행위, 같은 노동시간에도 격차가 높은 임금, 복지시설 미확보, 성적모욕감, 무시 등은 불안정 노동자층의 확산과 이들이 처한 노동조건 자체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열흘동안 까르푸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전국 까르푸 노조결성을 위해 투쟁하는 동지들을 만나면서, 앞으로 하청노동자들을 의식·조직화하는 일과 비정규직의 완전 철폐에 대한 과제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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