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건립, '재산교환양해각서는 무효'
서울시 '대체부지 마련', 미대사관 '건립계획 철회' 마땅
1986년 서울시와 미 대사관이 재산교환양해 각서를 체결한 사실과 그 구체내용이 알려지면서 덕수궁터 미대사관 건립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계기로 '재산교환양해 각서를 둘러싼 법리적 해석, 불평등에서 동반자적 관계로 나아가는 한미 관계, 역사·문화유산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재산교환양해 각서는 무효이며, 서울시가 대체부지를 마련하고, 미대사관 측이 건립계획을 철회하여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 재산교환양해 각서는 여러 모로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이 각서가 그 동안 미 대사관 측이 전 국민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덕수궁 터에 대사관과 아파트 신축을 자신있게 추진해 온 배경이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남의 나라 문화유적지에 15층 높이의 건축물 짓겠다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근거가 저 밑바닥에 감추어져 있다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대해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반대 시민모임은 9일 논평을 내고 '일반국민들은 건축법이 바뀌면 온갖 불편을 감수하며 설계를 변경하는 마당에 미국은 문화유적지에조차 미국의 필요대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약속을 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모임은 '서울시와 미국대사관이 이런 굴욕적인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 배경'이 '미국의 요구와 압력 때문인지 아니면 서울시의 사대적 발상에 의한 과잉 친절 때문이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번 양해각서는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한미관계의 단면을 드러내는 문서로서, 체결과정과 관련 자료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번 국감이 사태의 전말을 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이와 함께 '서울시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대체부지를 마련하여 협상에 임해야 하고, 미국 측은 덕수궁 터에 대사관과 아파트 신축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대체부지를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덕수궁 터 미국대사관 아파트 신축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가에 따라 한미관계의 내일이 결정될 것'이라며 '덕수궁 터의 미대사관과 아파트 신축계획은 불평등하고 왜곡된 한미관계의 산물이므로 새로운 동반자적 관계를 위해서라도 깨끗이 청산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편, 양해각서에는 미국의 압력에 떠밀린 흔적이 곳곳에 적지 않지만, 서울시 관계자가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을 경우 아파트건립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힘에 따라, '현행법이 존재하는 한 양해각서 자체가 무효임이 분명하다'는 지적이 급격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요컨대 '양해각서가 과거 불평등한 한미 관계의 잔재인 만큼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원천 무효임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체부지 마련을 통한 문제해결을, 미국은 건립계획 철회를 통한 한국문화 존중을 각각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시민모임의 주장이 원천무효 선언을 실천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어 서울시와 미 대사관 측이 향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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