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예술영화전용상영관 '문제있다'

비현실적인 사업조건 '변경 필요'


영진위의 예술영화전용관 사업 계획이 발표된 후 영화계가 기대를 모았으나 사업조건에 문제가 있어 전용관 설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업영화 위주로 짜여진 영화상영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예술영화의 발전을 위해 영진위가 지난달 초 '예술영화전용상영관 운영지원 융자사업 계획안'을 마련하여 6일까지 신청 접수 결과, 단 두 곳만이 사업계획안을 제출하여 관련 업계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아토탈시스템은 미로비젼, 필름뱅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코아아트홀, 시네코아, 미로스페이스 3개관과 지방 극장을 임대 및 신설해 모두 9개관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스타식스코리아는 스타식스를 비롯한 전국 12개관을 확보, 운영할 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러한 신청 결과는 영진위의 사업조건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신청 업체조차 계획안에 개선 요구를 첨부한 것으로 알려져 심사과정에서 예술영화전용관 규정과 융자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함을 밝히고 있다.

영진위가 내건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전국에 150∼200석의 객석을 가진 극장 7개관 이상 운영 △2년 동안 물권 담보로 연리 1%의 150억원 융자 △한국예술영화 연간2/5, 외국 예술영화 1/5이상 상영 등이다. 이번 조건이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국 7개관 이상을 동시에 운영하고 위의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업체는 거대 멀티플렉스 밖에 없는데 이러한 멀티극장은 상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예술영화상영관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지 않다. 또한 작은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객석규모, 물권확보와 2년 내 융자금 상환, 상영일수 제한 등 기준조건을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영진위 융자지원팀은 '일단 공고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만에 하나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영화계의 의견을 폭넓게 모아 사업의 성격을 다시 정할 것'으로 말해 조건의 변동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얼마나 영화계의 의견이 반영될 지 불분명하고, 사업진행 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 것은 근본적으로 영진위가 이 사업의 성격을 '예술영화의 발전을 위해 예산지원을 하는 소모성사업'이 아닌 '이익 회수성 사업'으로 잘못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적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예술영화전용상영관 사업은 많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예술영화의 성격과 현재 영화산업의 불균형 등을 고려한다면 예술영화상영관 사업은 예술영화 발전과 인식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언제까지 예술영화전용상영관이 꿈으로 남아있을 것인가. 영진위가 '현재는 수익성 없는 사업임을 감안하여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예술영화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문화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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