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치적 무관심 ― 정치권은 사상 · 이념으로 분화해야 한다!



지난 7월 31일 장상 총리서리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후 8월 28일 장대환 총리서리 역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었다.
청문회에서 밝혀진 그들의 행적을 보면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들은 부동산 투기, 학력위조, 자식의 국적문제, 위장전입, 회사 돈 유용 등의 혐의가 드러나 소위 사회 고위층의 부패비리의 전형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국민 여론이 장 지명자의 자격과 자질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민심을 받들어 부결시킨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것을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국정혼란과 대외신인도 추락도 마다하지 않는 한나라당이 초래한 결과”라면서 모든 책임을 한나라당에게 돌리고 있다.
두 가지 주장 모두 사실 그 자체로 보면 그리 틀린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주장을 한 누구도 청문회에서 제시된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의 청문회에서 두 보수정당은 자신의 도덕적 부패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멈추지 않는 보수정치권의 이전투구

장상 총리서리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민주당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를 다시 끄집어내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이회창에 비하면 장상의 도덕적 흠결은 새발의 피도 안된다”며 노골적으로 적당히 부패한 것은 눈감아줘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장대환 국무총리 서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 후 8.8 재,보선에서 원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지위를 이용하여 법무장관 해임안을 제출하여 민주당에 대한 반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병역의혹 수사를 “청와대와 민주당, 일부 정치검찰이 공모, 이회창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 민주당의 공세에 힘으로 맞서겠다는 태세다.
이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깊어 간다는 말은 식상하다.
회기 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산적한 민생법안을 뒤로한 채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진흙탕 개싸움만 벌이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 왔다.
문제는 보수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넘어 이제 작은 기대조차 사라져 버린 정치에 대해 무뎌진 관심이다.
8·8 재·보선의 30%가 채 안되는 투표율은 필연적 결과다.

이제 사상·이념적으로 분화해야 한다!

그간 한국의 정치는 지역주의가 지배해 왔다. 그리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해 왔다.
오직 집권만이 목표가 되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보수정치권 모두가 내용적 차이는 없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헤쳐 모였다.
그나마 전국정당과 정치개혁을 표방하여 노사모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노무현이 김영삼을 만난 후 대책없이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무엇을 반증하는가?
이제 한국의 정치는 사상과 이념으로 분화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평가를 받는 것이 지독한 정치적 무관심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권우상 울산노동자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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